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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되짚어보기] 종교인과세, 본질은 교회재정 투명성 제고다
주먹구구식 관행, 재정 비리 개혁 위해서도 종교인과세 시행해야

입력 Aug 21, 2017 06:29 A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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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pixabay)
▲ 정부가 2018년 종교인과세 시행을 앞둔 가운데 보수 기독교계가 이의 저지를 위해 세를 불리는 모양세다.

보수 개신교계가 종교인과세 저지에 힘을 모으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서울신문>은 17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교회연합(한교연),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연)가 최근 ‘한국 교회와 종교 간 협력을 위한 특별위원회 TF'를 구성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세 연합체의 TF는 그동안 수차례 내부 회의를 열어 ‘종교인 과세'를 본격적으로 문제 삼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한기총과 한교연, 그리고 이들에게 입김을 행사하는 보수 대형교회는 그간 종교인과세 반대에 한 목소리를 내왔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정부에 공공연히 날을 세우기도 했다. 한기총 대표회장을 지냈던 여의도 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는 지난 달 7일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세수가 충분하고 그것(종교인 과세)을 추진할 경우 득보다 실이 많은데 사전에 대화 없이 가면 그것은 권력 오만"이라고 비판했다. 한교연은 지난 14일 정서영 대표회장 명의로 낸 논평에서 "과세 당국이 밀어붙이기식으로 시행에 들어가면 국민과의 소통을 국정운영의 제1순위로 삼은 현 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암초에 부딪히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사실 당장 종교인과세를 실시해도 보수 대형교회의 조세 부담이 당장 늘지는 않는다. 기획재정부는 모든 종단을 망라해 과세 대상자는 약 4만 6,000명, 세수는 100억원 대로 추산하고 있다. 세계 최대 교회인 여의도 순복음교회 1년 예산은 1,200억 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소망교회의 경우,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헌금으로 총 762억여 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에 비하면 종교인과세 시행에 따른 총 세수 100억원은 ‘코끼리 비스켓'인 셈이다.

더구나 교회 헌금은 거의 현금으로 들어온다. 따라서 과세당국이 직원을 상주시켜 감시하지 않는 한, 과세당국이 매주 교회의 헌금수입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세금을 피하기 위해 교회 재정담당 직원이 담임목사와 짜고 총수입을 조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교회재정 공개가 두려운 목회자들

본질은 교회재정의 투명성이다. 종교인과세를 시행하게 되면 교회는 과세당국에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데, 교회로선 달갑지만은 않다. 교회 크기를 막론하고, 교회 재정은 담임목사와 주로 재정담당 장로만 안다. 더구나 담임목사가 헌금을 쌈짓돈 처럼 사용하는 게 현실이고, 그래서 종종 문제가 불거지곤 한다.

성락교회 김기동 원로 목사는 강단에서는 버젓이 한 푼의 사례비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SBS TV 시사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의 취재결과 김 목사는 매월 5,400만원의 사례비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교회 공금을 월 7.2%의 이자율로 굴려 매월 3,600만원의 수익을 거둬들이는가 하면, 아들 목사와 며느리 명의로 수십억 대의 부동산도 사들였다.

올해 1월, 법원은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의 800억대 비자금 의혹에 대해 "명성교회 측이 12년간 800억원 상당의 적립금을 관리하면서도 일반 성도들에게 비밀로 했던 점, 목적이 뚜렷하지 않은 돈을 별다른 재정관리시스템 없이 재정 담당 장로 1인에게 관리하게 한 점"을 들어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판단했다.

법원 판결에서 드러났듯 명성교회가 800억 대의 거금을 관리했고, 이 대형교회가 고작 재정담당 장로 한 사람에게 재정을 맡겨왔다는 점은 한국교회의 한 단면이다. 종교인과세는 이 같은 재정 운영의 불투명성을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다. 반면 그간 헌금을 주머니돈 처럼 사용했던 보수 대형교회 목사들로서는 반가울리 없다. 그러니 이들이 종교인과세에 앞장서 반대하는 건 당연한 귀결인 셈이다.

일단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7일 예장합동, 예장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등 6개 주요 교단 대표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종교인과세를 예정대로 시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문제는 정치권이다. 정치권이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종교인과세의 시행에 제동을 걸 여지는 배제할 수 없다. 김진표 의원 등 25인이 발의한 종교인과세 유예를 뼈대로 하는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아래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에 맞서 종교계 시민단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은 오는 24일 오전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개정안 발의 의원들의 사퇴를 촉구할 예정이다.

그간 교회재정 운영의 불투명성은 비리로 이어졌다. 이에 앞서 성도들의 귀한 헌금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돼 왔다. 따라서 교회를 개혁하려면 재정운영이 보다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투명성 역시 높여야 한다. 종교인과세는 이런 후진적인 교회의 관행을 개선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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