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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계종 내홍이 개신교에 던지는 함의
탄핵 수순 들어간 설정 총무원장....여러모로 개신교와 대조적

입력 Aug 17, 2018 10:57 AM KST
buddah
(Photo : ⓒ JTBC)
은처자, 학력위조 등의 의혹을 받았던 조계종 설정 총무원장은 결국 낙마 수순을 밟게 됐다. 그러나 설정 총무원장은 불신임 결의안이 근거가 없다고 강변했다.

학력위조, 은닉재산, 은처자(숨겨놓은 처와 자녀) 의혹으로 퇴진 압력을 받았던 조계종 설정 총무원장이 결국 낙마 수순을 밟고 있다. 입법기구인 조계종 중앙종회는 16일 설정 총무원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조계종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오는 22일 예정된 원로회 인준절차가 남아 있지만, 중앙종회의 불신임 결의는 거센 후폭풍이 불가피해 보인다.

개신교계 언론 매체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참 부럽다. 조계종 내홍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일단 종단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권승'들의 전횡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개신교계에서는 아주 보기 힘든 광경이다.

불교계가 부러운 이유는 또 있다. 재가 신도들, 그러니까 개신교로 말하면 평신도들은 개혁의 고삐를 더욱 옥죄는 양상이다. 재가신도들은 이참에 중앙종회까지 해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국 불교개혁행동 상임대표는 16일 오후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중앙종회 해산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중앙종회는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지금 오늘 불신임 당한 설정 원장을 비호했던 세력입니다. 그런 세력들이 갑자기 한 달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은 본인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 불신임을 했다고 저희들은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개신교의 경우를 살펴보자. 개신교나 불교나 종단 권력자들의 전횡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종단 권력을 차지하겠다고 스님들은 몽둥이 들고 아구다툼을 벌이고, 목회자들은 서로 멱살 붙잡고 언성을 높이는 게 이 나라 기성 종교의 민낯이다. 그러나 개신교의 경우 교단 권력자들이 설정 총무원장 처럼 불신임 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수백억대의 돈을 횡령하고, 교회에 손실을 끼쳤어도, 여성도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어도 목회자들은 교단 법망을 유유히 빠져 나갔다.

평신도 수준으로 눈을 돌려보면 더욱 참담하다. 대게 교회에서 목회자나 장로 등 기득권자들의 비리가 불거지면 교회는 분열 수순으로 들어간다. 개혁을 외치는 신도들과 비리 목회자의 편에선 신도들로 나뉜다는 말이다. 목회자는 자신을 지지하는 신도들을 방패막이 삼아 비리 의혹을 피해간다. 심지어 여의치 않을 경우 교회를 새로 만드는 경우도 종종 벌어진다.

반면 설정 총무원장의 퇴진을 이끌어 낸 주인공들은 재가 불자들이다. 그리고 종단 원로인 설조 스님이 종단 개혁을 외치며 40일 넘게 곡기를 끊은 게 신도들을 움직인 기폭제가 됐다. 기자는 이미 지난 5일자 <기자수첩>에서 개신교에선 이런 움직임을 찾아볼 수 없다고 적었다. 이런 불교계의 움직임은 여러모로 개신교를 부끄럽게 한다.

개신교는 정말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비리 목회자들이 퇴출되는 전례가 반드시 만들어져야 한다. 지금처럼 비리를 저질러도 되려 성도들을 분열시키고, 총회나 노회 재판국이 기득권 교회의 눈치나 보면서 제식구 감싸기 식으로 비리 목회자에게 면죄부를 준다면 개신교는 더 가망 없다. 물론 이미 가망이 없지만 말이다.

지난 2010년 개신교는 불교계를 겨냥해 날을 세운 적이 있었다. 당시 개신교계는 대구시가 추진하던 '불교 테마공원'을 백지화시키는 한편 KTX 울산역에 '통도사' 이름을 빼도록 압력을 넣었고, 대구시와 정부는 개신교계의 압력에 굴복했다. 이때 개신교계는 불교를 향해 거침없이 '사탄'이라고 매도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8년이 지난 지금, 개신교계가 당시와 똑같이 불교계를 향해 사탄 운운할 수 있을까?

이참에 재가 불자와 평신도가 연합해 종단내 썩어빠진 기득권자들을 쓸어내고 석가모니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제대로 세워야 하겠다. 석가모니도, 예수도 함께 기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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