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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뒤끝] 신천지 이만희 교주 기자회견이 남긴 질문
불안정한 모습 일관한 이만희, 그럼에도 조직은 ‘건재’ 과시

입력 Mar 03, 2020 01:38 PM KST

shincheonji

(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신천지 이만희 교주가 2일 오후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아래 신천지) 이만희 교주가 2일 오후 경기 가평 평화연수원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만희 교주가 공식석상에 참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퍼지면서 일상을 살아가야 하는 평범한 국민의 불편과 불안은 이루말 할 수 없다. 하지만 종교라는 시선에서 이 사태를 바라보면 시사점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코로나19는 특유의 비밀주의로 음지에서 암약(?)했던 신천지의 존재를 양지로 끌어냈다.

이만희 교주의 기자회견은 무척 이례적이다. 언제 이만희 교주가 취재진 앞에 서서 질문공세를 받았던 적이 있던가? 이뿐만 아니다. 천안에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줌바 댄스 강사가 JMS 소속 신도라는 의혹도 불거졌다.

기자들 앞에 선 이만희 교주의 모습은 다소 불안정해 보였다. 두 번이나 큰 절을 하면서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곧 "이제는 누구의 잘잘못을 추궁할 때는 아닐 줄 안다"며 책임을 피해갔다. 또 '코로나'를 '콜레라'로 잘못 말하는가 하면, '음성' 판정이 무슨 의미인지 조차 몰라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회견 중간 서무 여성이 답변을 통제하는 광경까지 연출됐다.

사뭇 괴리감이 든다. 신천지 신도수는 21만에서 24만 사이를 오락가락 하는 중이다. 신천지 측이 공식 입장 발표 시엔 24만이라고 했다가 정부엔 21만 2,000명의 명단을 넘겼다. 이를 두고 고의로 누락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의혹과 별개로 단일 종파 신도수가 20만을 상회하는 건 실로 대단한 일이다.

큰 조직을 이끄는 리더는 남다른 카리스마를 뽐내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만희 교주의 기자회견 장면에선 도무지 카리스마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서무의 도움을 받아 답변하는 모습에선 이만희 교주가 혹시 허수아비인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실제 CBS 재직 시절 신천지를 취재해 왔고, '관찰보고서 -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을 총괄했던 변상욱 YTN 앵커는 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어제 (부장 등) 실세들은 등장하지 않았다. 부장단과 서무급들이 어떤 네트워크를 통해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신천지를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이만희 교주가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신천지의 조직기반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이만희 교주 퇴장 이후 나선 신천지 측 관계자들은 취재진 앞에서 명확한 어조로 신천지의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설명했다. 이만희 교주가 질의를 받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신천지가 코로나19 '수퍼전파자'로 지목되면서 정부·지자체의 압박이 거세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만희 교주를 고발했고, 법무부도 강제수사 방침을 밝혔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만희 교주를 압박해 코로나19 검체 조사에 응하게 했다.

코로나19가 신천지에 외부 충격을 가한 건 분명하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신천지의 존립에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설혹 고령인 이만희 교주가 세상을 떠난다 해도 조직 기반은 건재할 공산이 크다. 변상욱 앵커의 진단대로 이미 신천지를 움직이는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을 여지는 배제하기 어렵다.

결국 신천지는 한국교회가 풀어야 할 문제다. 신천지는 한국교회의 취약점을 집요하게 파고 들었고, 여전히 이 전략은 성공적이다.

만약 한국 기성 교회가 차별성을 보이지 못하면 코로나19는 잠깐의 소나기일 뿐 신천지는 여전히 세를 유지, 확장할 것이란 말이다.

한국교회가 과연 신천지와 신학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분명하게 차별점을 드러내야 하는 과제를 훌륭히 해낼 수 있을까? 불행하게도 답은 부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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