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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가 죄인? 교회가 범한 성적 죄악부터 인식하라!
[분석] 기감, 종교재판 중단하고 교단법 개정 논의 나서야

입력 Jun 29, 2020 06:32 A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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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성소수자 축복기도를 했다는 이유로 기감 소속 이동환 목사가 교단 재판에 기소되자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24일 오후 기감 본부가 있는 광화문 동화빌딩 앞에서 열렸다.

 

동성결혼, 성소수자 성직 허용 등 '성소수자' 관련 의제는 한국은 물론 현대 세계 교회에서 첨예한 논란을 일으키는 의제다.

일부 교단의 경우 갑론을박을 거듭하다 아예 교단이 갈라지는 일도 종종 벌어진다. 미 연합감리교회(UMC)는 올해 1월 '결별을 통한 화해와 은혜의 의정서'를 통해 "동성 결혼과 동성애 성직자 허용을 반대하는 보수적 성향의 UMC 소속 교회들이 별개 분파로 독립하게 됐다"고 밝혔다.

반면 캐나다 연합교회(UCC, The United Church of Canada)는 1988년 이래로 성소수자의 교회 회원권과 목회자 안수를 인정해 왔다. 독일복음교회(EKD)는 시민사회로 하여금 성소수자를 관용하고 포용하도록 지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보수 개신교 교회는 성소수자 의제에 관한 한 완고한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들은 특히 성별·연령·인종·장애·종교·성적 지향·학력 등을 이유로 차별을 금지하도록 한 차별금지법 통과에 극력 반대하고 있다. 성적지향을 인정하는 ‘순간' 동성애가 만연할 것이라는 게 반대 이유다.

더구나 최근 몇 년 사이엔 성소수자에 연대를 표시한 목회자, 신학생을 '찍어' 공격하는 일이 심심찮게 불거졌다. 반동성애 운동에 앞장서는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반동연, 대표 주요셉 목사)는 2018년 7월 섬돌향린교회 이아무개 전도사를 퀴어신학 옹호자라고 낙인 찍으면서 가족의 신상까지 공개했다.

그러더니 급기야 2019년 8월 인천퀴어문화축제에 참석해 성소수자를 위해 축복기도를 한 경기도 수원 영광제일교회 이동환 목사가 교단 법정에 기소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앞서 적었듯, '성소수자'는 교단 분열의 원인으로 작용할 만큼 민감한 주제다. 그럼에도 이 목사의 교단 법정 회부는 쉽사리 이해하기 어렵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건 이 목사가 속한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교단의 교단법인 '교리와장정'이다.

교리와장정 3조 8항은 '마약법 위반, 도박 및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했을 때' 정직·면직·출교 등의 처벌을 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목사는 이 조항에 따라 기소됐다.

정직은 목사직 직무정지, 면직은 목사직 박탈, 출교는 교단 제명을 의미한다. 즉, 기감 교단은 동성애 찬성 혹은 동조가 목회자 지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만큼 중범죄로 본다는 말이다.

‘성소수자 논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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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RNS)
▲지난 10월 22일 향년 85세를 일기로 유진 피터슨(Eugene H. Peterson) 목사가 서거했다. 그는 『메시지 성경』, 『이 책을 먹어라』,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 등 30여 권의 저서를 남겼다.

먼저 동성애가 찬반의 문제일까? 세계적인 영성가로 명성이 자자했던 고 유진 피터슨 목사는 2018년 6월 미국의 종교전문 매체 'RNS(Religion News Service)'와의 인터뷰에서 "성소수자와 관련된 논의는 끝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성커플의 주례도 맡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피터슨 목사의 인터뷰는 즉각 파장을 일으켰다. 이러자 피터슨 목사는 <워싱턴포스트>지에 입장문을 보내 "나는 남성과 여성의 결합이 성경적 결혼관임을 분명히 한다. 난 모든 사안에서 성경적 견해를 지지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얼핏 자신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니 수습에 나선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피터슨 목사는 결이 달랐다. 피터슨 목사는 입장문에서 "게이들은 내가 섬겼던 다양한 교회, 대학 캠퍼스, 공동체에 있었다. 그들을 방문하고, 영혼을 보살피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설교한 일은 목회자로서 책임"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성소수자가 죄인일까?

이제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짚어볼 차례다. 한국 보수 개신교 교회는 성소수자를 죄인으로 낙인찍는데 거침이 없다.

매년 서울광장에선 퀴어문화축제가 열린다. 이때를 즈음해 보수 개신교 교회도 분주하게 움직인다. 이들은 축제 현장에 나타나 연신 '동성애는 죄악이다'는 구호를 외친다. 최근 들어선 동성애를 저출산 문제와 연결시키는 구호가 나오는 양상이다.

그러나 이 같은 태도가 정말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인 하느님의 뜻에 부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보수 개신교 교회가 성서 구절 일부를 근거로 성소수자 혐오를 정당화하지만 말이다.

미국 풀러 신학교 학장을 지냈던 신학자 리처드 마우는 자신의 책 <무례한 기독교>에서 그리스도인이 집합적으로 지은 ‘성적인 죄'를 기억하라고 당부한다.

과거 그리스도교 교회도 지금 한국 보수 교회 못지않게 동성애자를 잔인하게 대했다. 여성 역시 열등한 존재로 비하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마우는 교회를 향해 과거 교회가 저지른 죄악을 기억하라면서 아래와 같은 태도를 주문한다.

"그리스도인이 동성애와 페미니즘 같은 주제를 논할 때에는 과거에 우리가 범한 행위와 태도에 대해 유감과 회개의 정신을 지녀야 한다. 신자들은 겸손한 죄 고백을 사탄이 악용할까봐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하나님은 우리가 무력할 때 만나주시고, 우리가 죄책감을 성설하게 인정할 때 귀하게 받아주심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성에 관해 논의할 때 우리가 성적인 존재로서 지은 죄와 다른 성적인 존재에게 범한 죄를 깊이 인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국 보수 교회 역시 성적인 죄악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보수 교회는 자신의 죄악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이동환 목사가 속한 기감 교단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이 교단 소속 로고스교회 전준구 담임목사는 2011년 9월 다수의 여성도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기감 교단은 3년 가까이 재판을 끌어오다 무죄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MBC 간판 시사고발 프로그램 은 5월 14일 '목사님 진실을 묻습니다' 편을 통해 교회·노회 등 교단 조직이 피해자 보다 가해 목사를 비호해 이 같은 결론이 나왔다고 비판했다.

성범죄는 실정법 상으로도 중범죄다. 그럼에도 전 목사는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은 채 목회활동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전준구 목사 말고도 중범죄를 저질렀음에도 아무런 처벌 없이 목회하는 목사는 상당수다)

기감 교단에게 묻는다. 성범죄자를 비호한다는 의혹을 받는 교단이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목회자를 교단 법정에 세울 수 있을까?

무엇보다 한국교회, 특히 보수 개신교 교회는 성소수자를 포함해 성 관련 의제에 신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기감 교단은 시대착오적인 종교재판을 중단하고, 동성애 찬성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한 교리와장정의 조항을 '시대'에 맞게 수정하려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아래 인용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말이다.

"어찌하여 너는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제 눈 속에 들어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제 눈 속에 있는 들보도 보지 못하면서 어떻게 형제에게 '네 눈의 티를 빼내어 주겠다.' 하겠느냐?" - 마르코복음 7:3~4(공동번역 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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