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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신앙관이 재임용 결격사유? 실정법이 먼저다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 복직 지연 논란 유감

입력 Jul 07, 2020 05:06 P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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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손원영 교수 등 서울기독대 해직교수 다섯 명은 18일 오전 기자회견을 가진 뒤 법인 이사회를 찾아 조속한 복직을 촉구하는 의미로 법원 판결문을 전달했다.

서울기독대학교 신학대학원 손원영 교수의 복직을 두고 손 교수와 학교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 4월 이 학교 이사회가 복직을 결정했음에도 손 교수는 여전히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는 처지다. 이에 손 교수는 6일 오전 서울기독대 앞에서 복직 촉구 집회에 나섰다.

손 교수는 집회에 나서기 전 낸 입장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전 2019년 11월 4일, 파면무효확인 등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에서 최종 승소했습니다. 그리고 2020년 4월 1일, 학교법인 환원학원 이사회는 저에 대한 ‘교수 재임용 및 복직'을 승인했습니다. 그리고 이사장께서는 총장에게 결의사항 이행을 명령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총장은 이사회의 복직결정이 있은 지 벌써 3개월이 지나도록 저의 복직절차를 진행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것은 명백한 불법입니다."

하지만 학교 측은 복직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학교 측이 내세우는 명분은 손 교수의 '신앙 정체성'이 학교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 학교 협력교단인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그교협, 총회장 김생수 목사)는 지난 6월 22일 경기도 일영기도원에서 긴급 협의위원회를 열었다.

그교협은 이 자리에서 "지금까지 손 교수는 학교 안팎에서 자기가 감리교단 목사이며 자신의 신학적 바탕은 해방주의 신학, 수정주의 신학이라고 공공연히 말해왔다. 이들 신학은 소위 자유주의신학으로서 '성서로 돌아가자,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는 스톤·캠벨 운동을 지향하는 학교와는 신학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고 충돌해왔다"며 "한 사람의 기독교 신자로서는 얼마든지 이해되고 수용되어질 수 있는 주장이나 신학과 교수라는 위치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언행"이라고 복직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교협은 이어 6월 26일엔 교단 소속 교회에 공문을 보냈다. 그교협은 공문에서 "협의회는 타 교단 이단대책위원회와 함께 손원영 교수가 SNS 등에 올린 글들과 열린선원에서 했던 설교내용을 조사했다. 조사결과 손 교수는 2018년 12월 9일 열린선원에서 열린 성탄축하법회에서 설교를 했는데, 설교 내용 중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보살 되신 아기 예수를 선물로 보내셨다'고 했다"며 "우리가 믿는 예수 그리스도는 육바라밀을 실천할 보살이 아니라 우리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오신, 하나님의 아들로서 오신 분이다. 따라서 손 교수의 구원론은 비성경적이고 그의 성찬도 비성경적"이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서울기독대 학교법인인 환원학원에 "그교협은 손 교수에 대해 그의 기독론이 이단이고 그교협의 신앙과 불일치해 서울기독대 신학과 교수로 재임용할 수 없다"며 재임용 취소를 촉구했다.

그교협은 경기도 일영기도원에서 열린 긴급협의위원회에서도 환원학원에 "1심 법원에서 손 교수의 언행이 그교협이나 서울기독대의 정서와 반하는 점이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음에도 상고하지 않아 최종 승소하게 했는지 밝힐 것"과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복직을 막아줄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논란 원인은 ‘사법부 무시'

결론부터 말하자면 서울기독대의 손 교수 파면, 뒤이은 복직 연기는 한국 개신교의 완고함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는 판단이다.

앞서 적었듯 손 교수는 개운사 훼불 사건에 사과하고 모금 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파면 당했다. 당시 이 사건은 한국 사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무엇보다 타종교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개신교 특유의 배타성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지금 서울기독대의 행태는 파면 당시와 별반 변함이 없어 보인다. 학교 측의 파면 조치에 대해 손 교수는 불복해 파면무효확인처분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사법부는 1심과 2심에서 잇달아 손 교수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인 서울북부지방법원 제1민사부는 이렇게 적시했다.

"서울기독대는 비록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와 관련돼 있으며 ‘환원 정신' 등 특정 종교적 이념이 정관상 명시되어 있기는 하나, 종교단체가 아니라 학교법인이며 서울기독대도 사립학교법에 근거를 두고 설립된 사립 종합대학이다. (중략) 서울기독대는 특정한 종교적 가치를 건학이념으로 설립된 다른 대학과 마찬가지로 사립학교법 등 관련 법령에 의한 각종 보조금 등 재정적 지원의 대상이 되며, 관할 교육청의 관리·감독도 받는다. 서울기독대 소속 교직원은 사립학교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그 신분이 보장되며 징계의 사유, 방법, 정도에 있어서도 종교단체 내부의 교단헌법, 징계사유, 권징절차 등이 아닌 사립학교법과 관련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야 한다."

재판부의 판단은 결국 손 교수의 지위는 사립학교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보장되는 것이지 종교단체, 즉 그교협이 추구하는 종교적 가치가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2심 재판부 역시 1심 재판부의 판단을 유지했고, 학교 측은 항소를 포기했다.

요약하면 손 교수의 신앙관 대해 사법부는 이미 권위 있는 판결을 내렸다. 무엇보다 사법부는 손 교수의 신앙관을 문제 삼은 학교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교협은 재차 손 교수의 신앙관을 문제 삼고 있다. 서울기독대 교목실과 일부 학생, 그리고 학교 밖 보수 개신교 단체도 이에 동조하는 모습이다. 6일 있었던 손 교수 복직 촉구 시위에선 서울기독대 대학원원 총원우회가 맞불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이 같은 행태는 사법부를 무시하는 처사로 밖엔 볼 수 없다.

서울기독대, 그리고 협력 교단인 그교협에게 묻는다. 종교단체의 신앙적 가치가 교원의 지위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사법부 판단이 이미 존재한다. 이를 무시하는 학교와 협력교단은 신앙정체성이 실정법 보다 위에 있다고 보는 것인가?

부디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지 말고, 다종교 사회인 대한민국에서 종교간 평화를 실천하려 했던 손원영 교수를 복직시켜 좋은 귀감으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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