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원영 교수 “학교 돌아가 신학적 과제 수행할 것”
손 교수 복직 촉구 대회·신간 <연꽃십자가> 출판기념회 열려

20일 오후 복직이 지연되고 있는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의 복직촉구대회가 열렸다.
손원영교수대책위, 예술목회연구원,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 한국문화신학회, 한국여성신학회, 한국기독교윤리학회는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기념홀에서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 복직 촉구대회를 열었다.
서울기독대 이사회는 4월 손 교수의 복직을 결정했지만, 학교 측과 협력교단인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그교협)는 손 교수가 학교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강단 복귀를 막고 있다. 특히 그교협은 손 교수가 사찰에서 설교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손 교수는 인사말에서 "2017년 개운사 불당회복을 위한 모금운동을 해 우상숭배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특히 훼불 사건으로 괴로워하는 개운사 주지인 여승의 얼굴에서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았다라고 말한 이유로, 해방 신학자요 종교다원주의신학자요 자유주의신학자란 죄목으로 교수에게 있어 사형에 해 당하는 ‘파면'이라는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심지어 지금은 절에 가서 ‘예수보살' 이란 설교를 했다는 이유로 그교협과 한기총의 공식적 이단이 됐다. 이 모두는 제가 하나님의 고통에 좀 더 예민하게 사유한 문화신학자·예술신학자요, 또 종교평화학자였기 때문에 겪었던 일들"이라고 털어 놓았다.
그러면서 "마치 예수께서 예루살렘의 변방인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시고 또 변방인 갈릴리에서 복음을 전하셨던 것처럼, 저 역시 변방인 서울기독대로 다시 돌아가서 지금까지 해 왔던 신학적 작업을 계속해야 한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저를 그곳으로 보내셨기 때문"이라면서 복직 의지를 재확인했다.
손 교수는 또 "1993년부터 2020년 현 재까지 27년 동안 개신교인에 의해 저질러진 훼불 사건은 총 407건이 있었다. 그런데 개운사 불당회복을 위한 모금 운동 이후 지금까지 개신교인에 의한 훼불 사건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개인적으로 착한 일을 한 적이 별로 없는데, 부끄럽게도 정말로 모처럼 착한 일을 한번은 했구나 라는 보람을 갖게 됐다"고 고백했다.
손 교수 복직 촉구대회는 <연꽃십자가> 출판기념회와 함께 열렸다. 이 책 <연꽃십자가>는 개운사 훼불 사건에 사과하고 모금 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파면 당한 손원영 교수가 벌여 온 ‘종교평화의 길'과 징계 철회를 위한 노력의 과정, 이어진 법정 공방과 그 과정 내내 종교인, 학계 인사들, 시민사회 단체에서 전개된 토론회 발표문, 지지 성명과 관련 담론들을 모아 낸 책이다.
허호익 전 대전신학대 교수는 손 교수의 사찰 설교와 관련 "손 교수의 사찰에서 행한 설교가 이단으로 정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 내용을 살펴보았다. 전 그의 설교가 기독교적 입장에서 불교에서 가르치는 6가지 보살행을 누구보다도 철저히 시행한 분이 예수라는 것을 비교종교학적 방법으로 불교도들에게 전한 ‘호교론적(護敎論的)' 설교라고 확인했다"라며 "손 교수에 대해 이단 시비하는 이들이 그의 설교 전 문을 꼭 읽어 보셨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