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대와 카다피 지지자들 사이의 폭력을 피해 리비아에서 멀지 않은 튀니지 국경으로 피난에 나선 리비아 국민들. 공항이나 항구, 혹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필사적으로 차편을 구하고 있다.국경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는 수천명의 사람들이 국경을 통과해 튀니지로 가기 위해 서로 비집고 밀치며 들어서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
세이브더칠드런은 최근 리비아 서부지역에서 100만명이 넘는 아동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리비아에서는 수도인 트리폴리(Tripoli)를 포함해 서부지역에서 정부세력과 반란군 사이에 거점도시를 장악하려는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
아동재단(The Children's charity)이 수도 트리폴리와 주변 마을의 가족 및 아동들을 대상으로 증언을 모은 결과, 이들은 리비아 안보군이 반(反)정부군에 대한 탄압을 계속함에 따라 죽음, 부상, 체포의 위험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는 100만명 이상의 아동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응급관리자 고르텐 오웬(Gareth Owen)은 "리비아의 정치적 폭력 사태가 아동을 위험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그 결과 생필품 부족 같은 사회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리비아의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변할 수도 있다"며 "이 경우 아동은 피난을 떠나야 하거나 심각한 폭력에 휘말리게 되는 등 수백, 수천명의 아동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이브더칠드런과 인터뷰한 트리폴리 출신의 13살 남자 아동은 "저는 너무 무서웠고 고아가 될까봐 두려웠다"며 "친구들의 아버지가 어디론가 잡혀갔고 사라졌다는 말을 들었다"며 도시에서 겪었던 공포스러운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수도 트리폴리에는 70만명의 아동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들에게 개인적으로 접근하는 게 여의치 않기 때문에 이 지역이 인도적으로 안정된 상황인지 파악조차 힘든 상황이다.
도시 보고서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순찰하고 다니는 리비아 안보군의 눈에 띄어 위험해지느니 집에 머무는 것을 선택하고 있으며 학교는 문을 닫은 상황이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미 반정부군이 장악하고 있는 자위야(Zawiya) 마을에서 한 어머니와 대화를 나눴다. 그 어머니는 최근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정부군이 도시의 지휘권을 회복하고자 장악을 시도한다면 그녀의 가족들이 모두 폭력사태에 휘말릴 것이라며 두려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용병들이 마을 주변을 둘러싸고 안으로 어떤 지원도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있다고 들었다"며 "이 포위작전으로 인해 곧 음식이 바닥나게 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폭발소리를 들었을 때 집이 폭격에 맞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리비아 서부에 살고 있는 가족들의 이런 불안감은 급변하는 리비아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리비아에서는 이민노동자를 중심으로 이미 1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국을 빠져 나와 이집트나 튀니지로 향했다. 리비아에 살고 있는 가족들이 리비아를 빠져나가려고 하지만 국경 근처에서 리비아 안보군이 저지하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포위된 지역 내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리비아 동쪽에 응급대처팀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튀니지와 이집트 국경 근처에서 국경을 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응급대처 전문가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