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7시 경향신문사 13층 회의실에서 열린 <생명평화마당> 3월 월례포럼. 왼쪽부터 강원돈 교수(한신대), 김근주 교수(웨스터민스터 신학대학원대학교), 조헌정 목사(향린교회), 김영철 목사(새민족교회). ⓒ김진한 기자 |
“대통령으로서의 그의 삶의 거룩은 개인 경건 생활로 구현되지 않는다.”(웨스터민스터 신학대학원대학교 김근주 교수)
“현 정권의 수뇌를 ‘장로’로 지칭하는 것이 적절한가 하는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한신대학교 강원돈 교수)
진보 기독교 지성인들의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이어졌다. 8일 오후 7시 경향신문사 13층 회의실에서 열린 <생명평화마당> 3월 월례포럼에서였다.
발제자 조헌정 목사(향린교회)는 MB정권과 교회목회의 상관관계를 분석,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MB의 막가파식 밀어붙이기 정치통치 기술과 후안무치형 청와대 뒷동산의 악어 눈물형 회개기술은 당회를 통해 대형교회 목사로부터 배운 기술이고, 이 기술은 또 다시 교회 안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MB 장로가 보여주는 청와대 권력과 대형교회 당회 권력의 상관관계가 매우 밀접하다는 조 목사는 △하나님 맹종 강요→국가 맹종 강요 △삼중축복→747공약 △교회 건축→4대강 모래피라미드 쌓기 △매주 설교→매주 라디오연설 △교회불만세력 무시하기→언론 장악과 반대파 잠재우기 △반대파 사탄화→김정일 사탄화 △주차장, 기도원 땅 넓히기→위장전입과 아파트투기 △교인 숫자 불리기→유령회사 자녀 직원화 등으로 대형교회와 청와대의 권력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려 했다.
김근주 교수(웨스터민스터 신학대학원대학교)는 "대통령으로서의 그의 삶의 거룩은 개인 경건 생활로 구현되지 않는다"며 "그에게 대통령이라는 직분과 사명이 주어진 것은 명확한 정의와 공의의 통치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그 통치는 대한민국 가운데 살고있는 가난한 국민들을 위한 통치에서 첨예하게 드러난다"며 "그런 점에서 현 이명박 정권은 전혀 구약 성경이 제시하고 있는 올바른 통치와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명박 정권에 대해 민중신학적 평가를 내린 강원돈 교수(한신대학교)는 무엇보다 4대강 개발사업과 현실기반적 언어절차 등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에 비판을 가했다.
강 교수는 "4대강 개발사업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들을 합리적으로 조직하는 작전의 형태를 취하며 엄청난 속도로 진행되었다"며 "그의(이명박 대통령의) 합리성으로 인해 정치는 죽었고, 한반도 생태계 기본 골격을 이루는 4대강은 장차 무수한 보와 콘크리트 옹벽으로 단절된 거대한 죽음의 호소가 될 공산이 커졌다"고 말했다.
MB 정권의 언어정치에 대해선 "이명박 정권은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시도된 바 없는 반어법적인 언어정치를 통해 대중의 의식을 헤게모니 레토릭에 묶어두는 기술을 즐겨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MB에 대한 저항운동의 필요성을 언급한 그는 "정치는 시민공동체에 바른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정치는 민주주의와 공정 분배의 원칙, 보편적 복지 구현의 원칙, 생태학적 정의의 원칙에 따라 시민공동체와 그 하부체제들을 규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새로운 정당 출현과 관련해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를 여는 정당은 생활상의 욕구를 실현하기 위한 대중의 움직임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앞서서 조직하는 정당일 것"이라고 했다. 이에 덧붙여, 김 교수는 "작은 사람들이 아래로부터 모은 힘을 기반으로 해서 움직이는 정당은 시민사회와 사회세력들의 정치를 매개로 해서 급진적이고 타원적인 정치를 실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