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울라프 트비트 총무, WCC 반대에 "대화와 토론 언제든 환영"

WCC 울라프 트비트 총무 방한 기자회견 9일 열려

선교 정책 치우쳤다는 의견에 “WCC, 정의·평화 운동과 함께 복음 전도 활동도 계속해”
이웃 종교 갈등 해소 방안에 “그리스도인에게 이웃 사랑 책임 있어”

▲방한 기자회견 중 기자들의 질문에 응답하고 있는 WCC 울라프 트비트(Olav Fykse Tveit) 총무. ⓒ김진한 기자

방한한 세계교회협의회(WCC) 울라프 트비트 총무가 9일 오후 3시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보수 교단들의 WCC 반대 활동에 입장을 밝혀 주목을 모았다. 그는 보수 교단들의 WCC 반대 운동의 근본적 이유를 정보 불충분과 오해 그리고 편견에서 찾았고, 때로는 그런 비평적 사고도 받아들인다며 "때로 오해가 있지만 지극한 관심에 오히려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교회에서 뿐 아니라 세계교회 차원에서도 항상 논쟁의 대상이 되어왔던 WCC에 대한 자신의 평가를 덧붙인 그는 이어 "WCC가 너무 한쪽만 강조하지 않느냐는 의견에는 지난해 로잔대회 때 강조되었던 것이 WCC에서 주안점을 두고 동일하게 핵심의제로 삼고 있는 것이었기에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WCC가 선교 지향적이지 않고, 정치·사회 활동만 강조한다는 의견에 대해선 "WCC 회원 교회들은 매일 같이 선교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공개된 장소에서 복음을 전하고, 많은 이들에게 그리스도인들이 되도록 권고하고, 초청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WCC를 반대하는 이들과 대화와 논쟁의 자리가 항상 마련돼 있음을 알리며 언제든 환영한다는 입장도 전했다.

또 지구상 유일한 분단 국가에서 갖는 WCC 총회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는 "이번 부산 총회가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한국교회의 상황을 인식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그런 한국교회의 아픔을 함께 공유하고 경험하며 세계교회 차원에서 논의를 해 나갈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웃 종교와의 갈등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묻는 질문에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 모두는 어디에 있든지 간에 다른 종교를 가진 이웃을 포함한 모든 이웃들에게 선한 이웃이 되어야 하며 우리를 사랑하듯이 우리 이웃을 사랑할 책임이 있다"며 "사마리아인은 그리스도인의 이런 책임을 잘 말해준다. 이웃을 보다 더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사랑하라는 부르심의 정신을 이해하고 우리와 같은 신앙안에 있는 사람들 뿐 아니라 타자, 즉 종교가 다른 이웃들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트비트 총무는 "어느 종교이든간에 종교들은 기존의 종교와 이데올로기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종교의 자유와 평화와 공존을 누리게 하는 데 책임이 있다"면서 "WCC는 이슬람 권에 있는 지역과 나라 뿐 아니라 기독교 세계관이 지배적인 곳에서 이 같은 입장을 취해 왔다"고 말했다.

앞서 모두 발언에서 트비트 총무는 WCC 부산 총회의 개요를 설명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는 "(부산 총회는)7년마다 열리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로서 규칙이나 헌장, 정책 설명 등을 논의하지만 사실 더 중요한 것은 전세계 모든 교회 대표들이 함께 모여 서로의 경험과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자신들 안에 역사하신 하나님 은혜를 반추하고 이 시대에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하려 노력하고 다가오는 회기에는 무엇에 주안점을 둘지 생각하는 자리다"라고 말했다.

총회 주제 선정에 대한 논평도 있었다. 그는 "우리는 오랜 기간 함께 기도하고 의견을 청취하고 현안들을 반추하면서 ‘2주 전 제네바에서 제10회 총회 주제를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로 정했다"며 "여기에는 한국과 아시아 교회의 제안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고, 이 주제는 하나님께서 생명의 근원이심을 함께 고백하는 기도문이자 정의와 평화를 위해 함께 일하도록 부르신다는 소명과 사명을 확인하는 선언서다"라고 밝혔다.

총회를 준비하는 한국교회에 당부 인사도 빠뜨리지 않았다. 트비트 총무는 또 "WCC 총회 준비에 있어 전반적인 것들을 챙기지만 개최국인 한국교회의 역할이 지대하다"면서 "(총회 기간 중)아시아교회를 비롯한 한국교회의 경험과 노하우를 배우는 시간을 많이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그는 곧 에큐메니컬 여성과 청년 대표들과의 만남을 위해 자리를 나섰다. 트비트 총무는 방한 기간 NCCK를 비롯해 기장, 성공회, 예장통합, 감리교 등 WCC 회원 교단들을 방문하는 한편, 비회원 교단인 가톨릭 주교회, 정교회 등도 방문할 계획이다. 조용기 목사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그리고 에큐메니컬 원로들과의 만남도 계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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