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가 11일 오전 서울 도곡동 강변교회(담임 허태성 목사)에서 열린 3월 월례회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에 관해 논의했다. 이들은 통일을 위한 사회적 필요요건을 발표하면서 북한사회의 문제점 보다는 우리사회가 보충해야 할 역할들에 집중했다.
발표자로는 복음주의 노선 김영한 박사·조동진 박사·허문영 박사가 나섰고, 논평자로는 성공회 박경조 주교가 초대되었다.
▲허문영 박사. |
허문영 박사(평화한국 상임대표)는 「평화통일을 위한 실천방안」이라는 주제로 발제하며 대북정책이 친미·친중과 같이 특정나라에 치우치기보다 미·일·중·러 주변 4국과 모두 선린·우호·협력관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지하교회 성도들의 위상이 강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한 박사(숭실대)는 「평화통일의 신학적 근거」를 주제로 발제하며 통일의 신학적 의미 규명을 시도했다. 이어 독일의 통일을 예로들면서 "통일이 급작스레 올 수 있다"며 한국사회와 한국교회가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함을 강조했고, 인터넷 등의 미디어를 통해 북한실태를 북한주민들과 국제사회에 보다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조동진 박사(통일환경연구원장)는 「화해와 평화선교를 위한 통일환경 조성」이라는 주제로 발제하면서 그간의 북한과의 교류 경험을 바탕으로 "기독교의 대북활동이 평화선교와 화해선교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경조 주교. |
논평자로 초대받은 성공회 박경조 주교는 복음주의 진영에서 주최하는 통일관련 논의에 처음 참석했다고 밝히면서, 지금까지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복음주의 진영의 대북인식'에 대한 오해를 수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북한의 변화보다 남한교회의 배타적인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대결과 갈등구도를 피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주교는 한국교회가 2가지 신학적 질문을 던졌는데, 첫번째가 '한국교회가 공산주의를 어떻게 볼 것인가'하는 질문이다. 만약 여기서 교회가 공산주의를 사탄의 집단으로 인식한다면 한국의 기독교는 북한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없다는 것이 박 주교의 설명이다. 두번째 질문은 '한국교회가 북한의 공산체제를 현실적으로 인정하고 대화할 수 있는가'인데, 이에 대해 박 주교는 다원주의적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월례회는 오전 7시 강변교회(허태성 목사)에서 「주여!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주시옵소서」주제로 열렸으며, 유관지 목사(한복협 중앙위원)가 설교를 전했고 김명혁 목사(한복협회장)가 사회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