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대 유석성 총장. |
특히 교계 돈선거와 그 여파에 대해 "그러다 보니 선거도 돈으로 치르고, 교회 키워서 세습하려 한다"며 "한국교회에 특히 정통, 비정통 따지는 사람이 많은데 거기서 교회 분열의 모습이 나오는 것이다. 회장 자리가 하나인데 맡고 싶은 사람이 둘이면 두 교파, 셋이면 세 교파로 갈리는 식으로 교회가 분열되어왔다"고 했다.
또 세속화로 자유롭지 못한 한국교회에 혼입된 문화적 요인을 묻는 질문에는 "제대로 알 필요없이 믿기만 하면 된다는 '맹목적 반지성주의', 자기 희생과 사랑의 실천 없이 건강과 물질적 축복만을 바라는 '샤머니즘적 기복(祈福)주의' 같은 것들이다"라며 "기독교의 축복은 지금 여기 이 세상 속에서 희생의 십자가를 질 수 있는 축복이다. 새벽기도는 한국 교회를 성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현세의 요행을 바라는 도교적인 '새벽 치성'처럼 변질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교회의 ‘사랑’의 명령 헌신을 위해서는 "기독교에서 사랑과 정의는 동전의 양면처럼 불가분의 관계"라며 "정의 없는 사랑은 감상주의로, 사랑 없는 정의는 부정의로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예수의 삶은 '타자(他者)를 위한 존재'였다"라며 "교회 역시 타자를 위한 교회일 때만 진정한 교회다. 한국교회는 오늘을 부끄러워하고 회개해야 한다. 예수님이 오늘 다시 오시면 뭐라 물으실 것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개교 100주년을 맞은 서울신학대의 유석성 총장은 독일 튀빙겐대에서 수학했으며 히틀러 정권 아래 저항의 신학을 펼친 독일의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1906∼1945)를 전공했다. 그는 현재 한국 본회퍼학회 회장직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