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이재정 신부 “금강산 열려야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와”

NCCK 화해통일위원회, 사순절 세 번째 평화기도회

▲강연하고 있는 이재정 신부 ⓒ김진한 기자

사순절 세 번째 평화기도회에 특강을 맡은 성공회대 석좌교수 이재정 신부(전 통일부 장관)가 닫힌 금강산 사업을 열어 젖혀야만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온다는 요지의 주장을 해 이목을 끌었다.

‘금강산, 이대로 닫을 순 없다’라는 제목으로 강연한 이 신부는 "금강산은 사실상 한반도 평화의 상징과 현장이었다"며 "금강산은 단순한 관광지로서의 역할만이 아니라 각종 남북 장관급회담은 물론 남북적십자회담 등 다양한 남북간의 대화의 장소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 하기 전 금강산을 중심으로 구가하던 남북간 평화를 회고한 것이었다.

하지만 북한 경비병에 사살된 박왕자씨 사건은 남북 관계를 걷잡을 수 없이 악화시켰고, 종국에는 금강산 왕래의 단절을 초래하고 말았다. 이와 관련, 이 신부는 우리나라 정부의 설명과는 달리 북한이 박왕자씨 사건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정은 회장의 방북 시에 재발방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혔고 유감의 뜻도 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이것을 당국 간의 공식적인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접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는 북한정부가 머지 않아 붕괴될 것 또는 붕괴되어야 할 것이라는 이해를 가지고 있었다"며 "그러므로 금강산 관광비로 북에 들어가는 현금을 철저히 봉쇄함으로써 북한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가중시켜 결국 무릎을 꿇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 나아가 "현금을 차단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단지 금강산을 막으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북한의 경제제재를 더욱 철저히 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이 신부는 이명박 정부의 이런 대북 정책이 남북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며 "만일 북이 무너지기를 기다린다면 그것은 지난 정부가 발전시켜온 남북관계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지난 3년간 현 정부가 밖으로 나타냈던 정책이 허구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기다리든 만들어가든 남북관계에서의 그 목표와 결론은 평화이어야 한다"며 "대립과 반목 그리고 전쟁이 목표가 될 수는 없다. 평화가 목표라면 금강산이 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특강에 앞서 열린 평화기도회에선 조헌정 목사(향린교회)가 ‘경계를 넘는 증언자들’이란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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