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조용기 목사 사죄…‘교회 사유화’ 논란 수그러드나

성금요일 특새 설교 중 교인들 향해 무릎 꿇고 사죄

▲성금요일인 22일 새벽 5시 ‘특별새벽기도회’ 설교 중 강단에서 눈물을 닦고 있는 조용기 목사. ⓒfgtv.com
가족에 의한 ‘교회 사유화’ 논란의 중심에 서있던 조용기 목사가 지난 22일 성금요일 여의도순복음교회 예배당에서 열린 특별새벽기도회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성도들에게 사죄를 구했다.

조 목사는 새벽기도 설교에서 "요 근래 우리 교회, 저로 말미암아 많은 시련과 환란이 있었음을 하나님 앞에 고백 자백합니다. 또 제가 여러분에게 잘못했습니다"라며 강단에 무릎을 꿇고 머리가 바닥에 닿도록 교인들을 향해 큰 절을 했다. 조 목사의 갑작스런 행동에 당황한 성도들은 "일어나세요" "안돼요"라며 안타깝게 부르짖기도 했으며 그 중 일부는 통곡을 하기도 했다.

힘겹게 강대상을 의지해 다시 일어선 조 목사는 "여러분이 그리스도의 긍휼로 저를 사랑해 주시고 우리 가족을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고 당부했으며 "저희 교회 당회장은 이영훈 목사입니다. 이영훈 목사님은 저의 제자요, 영적 아들입니다. 어떠한 사람도 우리 교회에서는 이영훈 목사에게 대적하는 사람이 있어선 안 됩니다. 여러분이 기도해주시고 밀어주시고 이끌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7일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교회 내 최고 의결기구인 당회를 열고, 조 원로 목사와 가족의 교회 내 역할을 제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조 목사는 순복음선교회 이사장, 사랑과행복나눔재단 이사장, 국민일보 회장직을 맡고, 부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은 한세대와 해외선교만 맡도록 하는 내용을 인준했었다. 또 장남 조희준 국민일보 전 회장은 엘림복지타운 또는 해외 교회 관련 기관 중 하나만 선택하게 하고, 차남인 조민제 국민일보 사장은 국민일보에만 전념토록 했었다. 교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임시 당회에는 548명의 장로가 참석했고, 이 같은 안에 479명이 찬성을, 66표가 반대를, 3명이 기권을 했다.

갈등의 발단은 조용기 원로목사의 은퇴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교회가 창간한 국민일보의 주도권을 놓고, 장남과 차남의 대립이 심화되었고 이 싸움에 차남을 기준으로 처가와 본가의 갈등이 계속됐다. 장남 조희준씨를 지지하는 조 원로목사의 처 김성혜 총장측과 차남 조민제씨를 지자하는 노승숙 장로(전 국민일보 회장) 측의 충돌로 비화된 것.

김성혜 총장의 동생들마저 가세한 끝에 노 장로는 끝내 국민일보 회장직에서 사퇴를 했고, 사태가 커지자 이를 수습하자는 취지에서 조용기 원로 목사가 직접 국민일보 회장직을 맡기에 이르렀다. 조 목사의 중재로 양측의 갈등 양상이 어느정도 수그러들었으나 여전히 갈등의 씨앗들은 남아있는 상태였다.

이번 조 목사의 사죄 의미와 관련, 교회 관계자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랑과행복나눔재단 일에만 전념하고 다른 모든 직에서 물러나겠다는 것을 전 성도들 앞에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전했다. ‘교회 사유화’ 논란에 휩싸인 조 목사의 사죄가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들 그리고 당회에 얼마만큼 진정성 있게 전달됐는지 교회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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