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인간의 기본적 권리 ‘주거권’ 신학적으로 재조명

도시 재개발에 따른 지역과 교회 문제 간담회

▲지난 12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NCCK 도시 재개발 지역과 교회 문제 대책위원회 주최로 도시 재개발에 따른 지역과 교회 문제 간담회가 열렸다. ⓒNCCK

지난 12일 NCCK 도시 재개발 지역과 교회 문제 대책위원회 주최로 도시 재개발에 따른 지역과 교회 문제 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간담회는 ‘주거권’이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임을 신학적으로 재조명함으로써 ‘주거권’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정립하고자 했다.

구체적으로는 재개발에 대한 교회의 인식을 경제적인 이윤 창출과 교회 성장의 요인이라는 그릇된 시각에서 탈피하도록 도우며, 재개발에 대한 새로운 인식으로 향후 교회가 취할 실천적 방안을 제시하고 그것을 통하여 지역과 함께 하는 교회가 될 수 있는 길을 제안하기 위해 기획됐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홍순원 교수(협성대)는 주거권의 개념을 신학적으로 재해석하여 주거의 공간인 ‘집’을 소유의 의미에서가 아니라 존재의 의미에서 파악할 것을 주장하며 주거권을 생존권의 성격을 가지며 결코 침해되어서는 안되는 인간의 보편적인 권리로 규정했다. 특히 성서적으로 ‘희년법’의 개념을 적용하여 주거권의 침해를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침해로 봄으로서 교회가 주거권에 대해 새로운 이해를 필요로 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나아가 인간을 ‘경제적 인간’으로 규정할 때 주거권의 침해는 단순히 인간의 위기를 넘어서는 경제질서 전체의 위기로 볼 수 있음을 지적했다. 홍 교수는 주거권을 실정적 권리를 넘어서는 도덕적 권리로 규정하고, 관련 법률들에 의해서 규정될 수 없는 상위개념으로서 토지와 주택에 관련된 법규들이 주거권을 포괄하거나 제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윤리적인 차원에서 주거권 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의식의 전환이 병행되어야 함을 지적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김성훈 목사(돌산교회)는 재개발 지역인 삼양동 돌산마을에서의 경험을 중심으로 재개발을 자본의 논리에 의하여 삶의 자리를 파괴하고 공동체를 파괴하는 비인간적인 폭력으로 규정하고, 공동체의 파괴는 또한 교회의 존재 의미를 흔드는 것으로서 지역성을 가져야 할 교회를 파괴하는 행위임을 밝혔다. 나아가 재개발 정책은 전면 재검토 되어야하며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주제로 박덕기 목사(이웃사랑교회)는 현재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부천 고강동에서의 목회경험을 중심으로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에 지역주민들이 쫓겨나고 있다고 보고했다. 10%를 넘어서지 못하는 원주민들의 재정착률을 언급하며 누구를 위한 재개발인지를 묻고, 그 속에서 작은 공동체를 일구어 가던 작은 교회들의 해체를 지적하고 이러한 재개발의 폭력 앞에 교회 또한 자유롭지 못함을 지적했다. 한국교회가 재개발을 더 이상 강 건너 불 보듯 할 수는 없으며 이제 지역사회의 아픔에 동참하고 이웃사랑에 기꺼이 참여해야 함도 밝혔다.
 
이어 이주원 사무국장(나눔과 미래)은 ‘뉴타운 동네와 교회 병들게 한다’라는 주제로 진행한 발제에서 뉴타운을 거품으로 끝난 장밋빛 꿈으로 규정했다. 과도한 추가부담금, 도시기반시설의 주민분담 증가, 더 이상 집값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 사업과정에 대한 불신 등으로 더 이상 뉴타운 사업은 시공사와 조합 이외에는 어느 누구도 이익을 기대할 수 없는 사업이 되어 버렸음을 지적했다. 교회도 뉴타운의 위협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대안으로서 ‘교회가 살려면 마을이 살아야 한다.’는 새로운 의식을 가져줄 것을 교회에 요구했다. 더 이상 재개발을 교회성장의 원동력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파괴라는 시각에서 공동체를 살리는 것만이 교회가 살 수 있는 대안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성찰을 통한 새로운 방향 모색’이라는 주제로 배지용 목사(안양빛된교회)는 이념논쟁에서 벗어나 사회현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그 현실에 참여해야 함을 지적하며 도시 재개발에 대하여 인식의 변화를 가져줄 것과 사회의 교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재개발에 처한 교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라고 지적했다. 또한 앞으로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교회의 문제가 우선이 아니라 지역 주민의 문제가 우선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대형교회를 포함한 교회협과 교단이 적극 참여하여 재개발로 인하여 파괴되는 마을을 살리는 것을 교회의 나아갈 방향이라고 제시했다.

한편, 간담회를 주최한 대책위원회에는 6월 중 2차 간담회를 진행하고, 추후 1~2차례 간담회를 더 진행한 뒤 10월 세계 주거의 날에 맞추어 재개발 지역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위로하는 예배와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여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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