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한국 YMCA “21세기 새로운 가치 ‘생명사회’ 붙들어야”

YMCA <목적과 사업 연구 협의회> 8년만에 열려

▲한국 YMCA 전국연맹 <목적과 사업 연구 협의회>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YMCA전국연맹이 지난 11일~12일 서울 아카데미하우스호텔에서 <목적과 사업 연구 협의회>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YMCA의 기초 정신인 ‘기독교 정신’을 재확인하고 YMCA의 정체성을 뒷받침해 줄 신학적 담론을 활성화하기 위해 1975년부터 개최되어 오고 있는 연례행사로서, 이번 행사에는 YMCA 전국연맹 및 지역 YMCA의 이사들, 위원들, 실무진들 60여 명이 참석해 1박 2일 동안 열띤 토론을 벌였다.

특히 올해 <목적과 사업 연구 협의회>는 8년 만에 재개된 것으로서 YMCA 관계자들의 기대 속에 개최됐다. 남부원 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YMCA의 현주소에 대한 공동의 위기의식이 우리 안에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며 “우리의 뿌리인 예수의 삶과 말씀 그리고 한국YMCA의 목적문이 천명한 대로 우리가 가고 있는가를 철저히 반성하는 데서부터 이념추구운동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YMCA는 회의의 주제로<이 시대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예수의 눈으로 읽는 새로운 생명사회!>를 내걸고 ‘생명’이라는 가치를 부각시켰다.

주제발표를 맡은 박성원 교수(영남신대 석좌교수, 목적과 사업 위원회 위원)는 세계 에큐메니컬 운동의 동향과 쟁점이 ‘생명’에 있다고 전하면서, 일종의 에큐메니컬 운동 단체인 YMCA가 나아갈 길을 설명했다.

그는 2013년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주제가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로 결정된 것에 주목하며 “WCC 총회 주제는 에큐메니컬 운동의 시대적 증언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개념이다. 세계의 에큐메니컬 공동 관심과 시대의 징조 등을 반영한다”고 말하고, 앞으로의 에큐메니컬 운동은 WCC 총회 주제에 반영된 ‘생명’이라는 가치를 따라 “생명중심의 문화, 생명중심의 문화, 생명중심의 삶의 형태를 추구할 새로운 물길들을 모아 생명강물이 되게 하는 ‘생명적 에큐메니컬 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YMCA 전국연맹 <목적과 사업 연구 협의회> ⓒ한국YMCA전국연맹

이어 장윤재 교수(이화여대 기독교학부 교수, 목적과 사업 위원회 위원)가 <21세기 새로운 생명사회와 YMCA>라는 제목의 주제발표에서 YMCA의 교회론적 정체성으로 “이 땅에 생명, 정의, 평화를 이루어나가는 대안적 공동체”를 제시했다. 그는 YMCA 뿐만 아니라 한국의 기독교가 “교회 성장의 환상에서 벗어나 탈성장의 시대를 살아가는 속에서 (말씀)선포, 친교, 봉사, 성령의 은사체험, 권력에의 도전을 통해 이 땅에 생명, 정의, 평화를 이루어나가는 대안적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이번 회의의 논점으로 제시된 ‘생명사회’에 대한 논의는 “’정의’의 문제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의를 이야기하지 않는 생명은 온 생명의 평화가 아니라 일부 생명의 특권을 말하기 때문”이라며, 특히 ‘경제 정의’의 부재로 인한 가난의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그는 성서적으로도 “권세자들은 부와 권력을 오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강력한 경고의 말씀이 성서 곳곳에 나오며, 성서에 계시된 하나님은 ‘가난한 자들의 하나님’”이라며, “우리의 이러한 기독교 신앙이 이 땅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해진 부정의와 마주치고 있다. 바로 이 상황이 현 한국 에큐메니컬 운동이 놓인 선교의 자리”라고 말했다. YMCA의 생명사회운동 역시 ‘대안적 정의 운동’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YMCA가 생태위기 문제를 현안으로 붙들 것도 말했다. 그는 “21세기 생명사회는 더 이상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의 철폐’(사회주의)도 아니고 ‘엄청난 부의 생산을 통한 가난의 제거’(자본주의)도 아니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또는 어떤 기타 체제를 막론하고 ‘자연을 쥐어짜는’ 경제 그 자체의 불가능성으로 인하여, 지금 우리에게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청된다”며 이러한 전환의 시작은 “경제와 ‘생태’ 사이의 끊어졌던 연결을 복원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말하고, 이 가운데 “YMCA는 자신이 속한 각각의 지역에서 새로운 인류 문명과 희망을 잉태하는 ‘종말론적 씨알 공동체’로 살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이번 모임에서는 성서연구와 토론 등을 통해 향후 YMCA가 견지할 가치로서 ‘생명’이 재차 강조되었다. 논의를 통해 수렴된 의견은 YMCA의 각종 사업에 반영될 예정이다.

YMCA 목적과 사업 위원회 위원장은 서광선 박사(전 세계YMCA연맹 회장)가 맡고 있으며, 위원으로는 안재웅 박사(전 CCA 총무), 김용복 박사(생명학연구원장), 김은규 성공회대 교수, 박명철 연세대 교수, 김경호 들꽃향린교회 목사 등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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