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총무가(가운데)가 교회협 회원들과 함께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 현장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NCCK 제공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교회협) 김영주 총무가 지난 25일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문제와 관련해 제주교구청 강우일 주교를 방문했다. 방문한 자리에서 김 총무는 지난 4년 동안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를 위해 외롭게 싸워 온 가톨릭계에 경의를 표하고, 특별히 강우일 주교가 이 일에 버팀목이 되어주신 것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이에 강 주교는 제주도의 역사적 아픔이었던 4·3 사건 등으로 피해의식이 강하게 남아있는 상태에서 제주 도민들은 국가 안보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고, 언론에서조차 강정마을의 속 사정을 알리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편, 김 총무는 시민사회단체들이나 국민들의 관심이 4대강으로 쏠려 있지만 해군기지 건설 문제가 대단히 중요함을 말하면서 육지와 동떨어져 있는 제주는 평화의 섬으로 남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해군기지 건설의 문제는 군사기지가 하나 들어오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주의 문화가 평화의 문화에서 군사문화로 뒤바뀔 수 있기에 꼭 평화의 섬으로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정치학적으로 분석해보면 제주에 해군기지가 건설된다는 것은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적 도시로 변한다는 말이고, 군사 요새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면서 한국 그리스도교가 안보와 평화에 대해 근본적으로 재고해야 하고, 큰 틀에서 평화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김 총무는 가톨릭처럼 일사분란하지 못한 개신교의 한계에 대해 교회협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에 관한 자문도 구했다. 강 주교는 교회협에 △4·3 사건에 대한 정확한 진실규명을 통해 국민에게 제주의 아픔을 알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으며 △강정마을은 제주도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져 있는 곳으로 해군은 부인하고 있지만 천연기념물이 바다 속에 생존하고 있고, 잘 보전된 지역이고, 유네스코가 지정한 보호구역임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회협 정의평화위원회에서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를 위해 내달 2일 오후 3시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2층 조예홀에서 목요기도회를 갖는다, 교회협은 당일 기도회에 참석한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과 함께 현장의 아픔을 나누고, 제주 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고통 받고 있는 강정마을의 아픔을 널리 알릴 목적으로 종로 기독교회관에서 파고다공원까지 행진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