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길 대주교 내일 왜관수도원 전격방문 예정
천주교 대구대교구(교구장 조환길 대주교)에서 캠프캐럴 미군기지 고엽제 매립 논란에 공식적 입장을 밝히며 적극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성명서는 지난 5월 30일 대구대교구에 정의평화위원회(이하 정평위)가 40년만에 공식 발족한 직후 사제평의회의 논의를 거쳐 발표된 것이어서 향후 대구대교구의 거취를 가늠할 수 있는 나침반이 될 것이다. 대구대교구 정평위 위원장인 김영호 신부는 "대구대교구가 성명서를 통해 사회적 현안이나 문제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아마도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김 신부는 오는 6월 3일 조환길 대주교가 교구 사무처장과 정평위원장 그리고 대리구장 신부와 함께 캠프캐럴 미군기지 인근에 있는 성베네딕도 왜관수도원의 아빠스를 전격 방문해 수도회의 활동과 대책위의 활동을 지지하고 격려하는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밝히면서 "작은 새의 첫 날개짓처럼 작은 변화의 떨림같은 것 느낀다"고 감회를 드러냈다.
▲왜관 캠프캐롤 주한미군기지 안의 고엽제 불법매립 사실이 지난 5월 19일 퇴역 주한미군인 스티브 하우스 씨의 폭로로 밝혀지면서, 지난 29일 대구경북대책위 차원에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 성베네딕도왜관수도원에서는 수도원 차원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공식 결의하고 장외집회에 수도자들이 참여했다. |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환경위원회 명의로 발표된 이번 성명서에서는 "만약 주한 미군이 캠프 캐럴 기지에 고엽제를 매립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경악할 만한 환경오염행위이자 범죄이므로, 이는 주한 미군과 지역민들, 더 나아가서는 미국과 한국 간의 신뢰와 우호관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주한 미군과 정부의 관계기관들이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여 앞뒤 관계를 솔직하고도 소상하게 밝히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통해 "환경문제에 대해 좀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를 절감한다"면서 "환경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당신을 드러내시는 계시의 발판이며, 또한 하나님의 거룩한 창조의 숨결을 담고 있는 하나님의 작품으로서 소중한 신앙적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환경에 대한 우리 신앙인의 근본적이고도 새로운 인식과 성찰이 필요하며, 그러한 인식과 성찰을 바탕으로 모든 피조물과 더불어 평화를 누리는 정의로운 삶에 대해 깊이 묵상하고 실천하는 자세가 이 시대에 꼭 필요하다"고 천명했다.
2011년 6월 2일자 한상봉 기자 isu@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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