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배 교수(감신대 종교철학과)가 27일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미래교회 컨퍼런스 ‘교회와 디아코니아’에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김진한 기자 |
27일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미래교회 컨퍼런스의 기조강연자로 나선 이 교수는 '탈세속화 시대의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이날 강연에서 기독론적 실험으로서의 교회의 디아코니아와 본회퍼의 교회론·기독론을 접목하며 디아코니아의 현재적 의미를 찾아내려 했다.
"하나님이 오늘 우리에게 총체적으로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항시 던진 본회퍼의 말을 인용한 그는 본회퍼의 고민이 그리스도의 현재성, 곧 신앙의 동시성에 대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본회퍼)그는 하나님의 인간됨을 죽기까지 복종했던 예수의 행위에서 찾았고 심지어 이런 성육신을 인간으로 하여금 신(神)되게 하는 초대라고까지 말하고 있다"면서 "하나님께서 예수 안에서 인간의 고통과 함께 했듯이 인간 역시 이웃의 고통과 하나 될 수 있다면 하나님과 같은 존재라는 것이 성육신의 신비임을 강변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본회퍼가 고민한 그리스도의 현재성과 동시성을 예수가 제자들을 부르는 장면에서 확인해 주목을 모았다. 그는 "이는 예수 안에서 존재와 행위가 하나인 것을 확증한 결과로서 예수의 실존과 자신의 실존이 '동시적' 상태가 되는 사건이자 명령, 곧 '나를 따르라'는 말의 다른 식의 표현이었다"고 말했다.
나아가 교회의 존재 이유를 그리스도의 현존에의 참여로 해석한 이 교수는 "교회의 존재 이유는 세상 한가운데서 현재적 그리스도의 장소가 되는데 있다"며 "재론 하지만 현실교회가 이런 공간이 될 수 없는 경우, 곧 동시성이 생기(生起)할 수 없다면 디아코니아 역시 기대하기 어렵고 그로써 건물로서 교회는 더 이상 교회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존재와 행위의 일치, 다른 말로하면 말씀의 사건화 그리고 사건의 말씀화가 이뤄지지 않는 교회는 이미 교회로서의 본질을 잃었다는 주장에 다름 아니었다. 이 교수는 "본회퍼에겐 이런 말도 가능하다"라며 "존재와 행위가 하나되는 겸비, 곧 디아코니아가 실현되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교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스도가 세계적 고통의 현실에서 언제고 어디서든 '타자를 위한 존재'(Being for Others)로서 현존한다고 믿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이 교수는 "여기서 핵심은 기독론과 교회론 그리고 디아코니아(윤리)가 나뉠 수 없는 하나란 점이다"라며 "이는 디아코니아적 실천이 기독론적으로 정위되었으며 기독론적 실험의 유일 잣대로 역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또 타자를 위한 존재로서 그리스도의 실존에 참여한 존재, 곧 동시적 실존에로의 열망은 사건으로서의 은총이자 탈세속적 영성의 핵심으로서 본회퍼가 그런 은총과 영성을 살아냈던 구체적 인물이었다고 평가한 그는 "여기서 핵심은 '타자를 위한' 존재는 그리스도 예수일 뿐 아니라 교회의 존재 형식이었고 동시에 '나를 따르라'는 예수의 부름 곧 디아코니아적 삶 그 자체라는 사실이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