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빙핸즈 대표 박현홍 ⓒ러빙핸즈 |
보기에 아름답고 좋은 것이 인정받는 시대입니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포장이 시원찮으면 가치가 떨어져 보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부정할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그래서 성형외과 병원이 성행하고, 소득에 상관없이 누구나 명품을 선호하나 봅니다.
그런데 이 같은 흐름은 사회복지, 자원봉사, NGO의 영역에서도 거부할 수 없어 보입니다. 적지 않은 돈이 투자되어 어려움에 처해 있는 아동들의 상황이 아름다운 사진과 동영상으로 편집되어야만 후원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고, 그래야만 더 많은 후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이 시점에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그리고 누구를 위해서 후원을 하고 기부를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그들을 돕는 것인지, 아니면 기부자나 자원봉사자의 입장에서 돕는 것인지 말입니다. 물론 후원자나 기부자의 만족도나 의사도 존중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도움을 받는 사람들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돕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주객이 전도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눈에 띄게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야 하고 또 그래야만 더 많은 후원이 들어오는 것이 현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움을 받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어떤 것이 가장 필요한 도움인지, 또 어떻게 전달하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될지 고민하는 것이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몫이자 책임이 아닐까 합니다.
얼마 전 제가 일하는 기관에 아주 기쁜 일이 있었습니다. 3년 이상 전따(전교생이 따돌림)로 고통을 받아왔던 멘티 어린이가 6학년이 되면서 드디어 따돌림에서 벗어났다는 것입니다. 지속적인 따돌림으로 친구를 사귈 수 없었던 멘티에게 러빙멘토(사회복지 NGO 러빙핸즈의 멘토양성과정을 수료한 사람들로서 결손가정의 아동, 청소년 한 명과 결연을 맺고 그들이 자립하는 고3 때까지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신뢰관계에 기반한 정서적인 도움을 준다)와의 만남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고 하니 이보다 감사하고 기쁜 일이 없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130만 가정의 아동, 청소년들이 가정해체로 어려움을 겪으며 이와 같은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시적인 동정이나 단기간의 물질적 도움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기다리는 아동, 청소년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이 같은 일들은 정말로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일을 진행해나가는 것이 쉽지가 않지만, 지속적이고 정서적인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 친구들이 바로 러빙핸즈와 같은 NGO가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어려움에 처한 아동, 청소년들을 입장을 잘 이해하는 도움들이 많이 생겨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주십시오. 그리고 도움을 주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기 좋은 도움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정말로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NGO와 복지기관이 더욱 많아질 수 있도록 응원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신설된 코너 ‘톡톡톡!’(Talk Talk Talk!)에는 독자 여러분 누구나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freedom@veritas.kr로 원고와 프로필 사진, 연락처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