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3일
본문: 빌립보서 1장 20~25절
설교: 김지철 목사
대학생 때 성경에 대해 질문하면 하 목사님이 대답해주곤 했다. 한번은 같이 기도하자는 데 너무 오래 하는 것이다. 나는 좀 빨리 끝내고 싶은데, 그래서 내가 좀 피해다녔다. 만날 때마다 기도해주곤 했다. 그 때 참 특이한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대학 다니면서 예수 믿는 선배들을 보면 예수 믿는 것이 재미 없어 보였다. 그냥 부모님이 가라 해서 가는 것처럼 보였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에게 왜 예수 믿느냐고 물어도 그냥 때가 되면 알게 될 것이라고만 대답하셨다.
그러나 하용조 목사님은 그렇지 않았다. 인생의 목적이 하나님 뿐인 것처럼 보였다. 수많은 취미 중에 예수 믿는 것이 제일 기쁘고 즐거운 사람처럼 말했다. 그 모습이 아주 인상 깊었다. 어떻게 자기 삶 전체를 걸고 그것을 자기의 즐거움과 기쁨으로 삼을 수 있는가, 그는 그런 친구였다.
그는 자기의 에너지를 참 많이 소모했다. 내게 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들에게. 놀랍게도 그를 만나는 사람마다 에너지가 솟았다. 그는 에너자이저였다. 사람들이 그를 만나면 금방 용기가 생겼다.
그런데 대학생 때도 그는 아팠다. 신학교 다닐 때도 아팠다. 폐결핵을 앓아서 요양원에 종종 갔었다. 축구를 좋아했는데도 뛰지 못하니 골키퍼를 했다. 자기 삶의 모든 것들을 내어놓기를 기뻐했다. 하 목사님은 많은 질병을 몸에 달고 살았다. 병원에 들어갔다가 나올 때마다 내가 그랬다. 하나님은 정말 하 목사님을 사랑한다고. 이제 가능성이 있을까, 더 살 수 있을까, 그런 수많은 고비 고비 마다 마치 불사조처럼 하나님께서 살려주셨다. 하 목사님은 그게 하나님이 주신 은혜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열심히 했다. 쉬라고 해도 쉬지 않았다. 그것이 맡겨진 인생의 보너스처럼 생각하고 이젠 덤의 인생이라 생각하면서 달려갔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하나님께서 데려가실 것을 40년 이상 수명을 연장시켜 주셨다. 그 생각이 그의 가슴에 깊이 들어가 있었다. 그래서 주의 몸된 교회를 위해서 전도를 위해서 선교를 위해서 그의 생 전체를 드리지 않고는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던 그런 사람이었다. 나는 그런 하 목사님을 보면서 그의 가슴에 성령의 불, 복음의 불이 있었던 사람이라, 그렇게 생각했다.
유명한 로이드 존스가 설교가 무엇이냐 정의를 해보라 했을 때, 그는 이렇게 정의한다. 불타는 논리가 설교다, 라고. 하 목사님은 그렇게 설교했다. 아니 설교 만이 아니라 그의 몸으로 삶으로 그렇게 살았다. 말씀으로 성령으로 그가 산 삶이 불타는 생이었다. 성령으로 말씀으로 불타는 인생을 살았다. 그는 그것을 사람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교회를 성령의 교회로... 그가 꿈꾸는 교회는 성령님과 함께 불타는 교회였다. 그런 꿈을 꾸면서 그의 인생의 모든 부분을 헌신하고 소진했다.
그에게 온누리교회는 너무 좁고 한국교회도 좁았다. 그는 세계교회 전체, 아니 세계민족을 바라보면서 복음과 하나님의 사랑을 증거했던 하나님의 사람이었다. 하 목사님은 특별히 사람을 좋아하셨다. 그것이 참 신기했다. 사람을 5분 동안 만나면 마치 10년 지기처럼 만났다.그는 일을 하면서 사람을 만났고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믿음의 역사 복음의 역사를 그가 가진 삶의 자리에서 퍼뜨렸다. 성령으로 불타오르는 삶을 살았던 하나님의 사람이었다.
성령의 역사를, 특별히 그것에 감동하고 감격해서 우리가 잘 아는 데로 사도행전 28장 이후에 29장을 쓰겠다고, 그는 그의 삶을 여기에 다 쏟았고 수많은 선교사들을 지구 곳곳에 파송했다. 여러분들이 함께 도우셨고 함께 기도했다. 늘 그랬다. 선교사로 가든지 아니면 선교사를 위해서 기도하고 시간을 내고 물질을 내어 도우리라 그는 선언했다. 아무도 스스로 할 수 없는 것을 당신 스스로 하면서 사도행전 29장의 역사를 써내려갔다.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종을, 이제 그만됐다, 좀 쉬어라, 이제는 영원히 나와 함께 쉬자고 하나님께서 부르셨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시면 우리도 하나님 앞에 서야 할 것이다. 그는 지상의 삶에서 충성했지만 영원한 세계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 목사님의 소천 소식을 듣고 온누리교회 홈페이지를 찾아봤다. 하 목사님 설교를 다시 들었다. 변화산 사건의 말씀이었다. 예수님께서 엘리야와 모세와 함께 변화되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향해서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다, 내가 너를 기뻐한다는 말씀을 선포하셨다. 하 목사님은 하나님으로부터 말씀을 받고 지금까지 사셨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그 계시의 역사를 우리모두에게 들려주셨다. 우리는 그것으로 인해 감격했고 내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놀라운 자부심을 하 목사님의 말씀을 통해 그 귀한 은혜를 다시 한 번 감사해야 한다.
하 목사님이 그랬다. 말씀을 증거하면 생기가 돋는다고. 그렇게 말씀을 증거하다 자기 인생을 끝마치고 싶어 하셨다. 주일날 말씀을 우리에게 전하고 월요일날 넘어지셨다. 인간적으로, 우리의 마음은 아프고 슬프고 가슴이 찢어지지만 하나님께서 정말 하 목사님을 사랑하셔서 마지막 말씀을 변화산 사건을 증거하시며 그 능력을 보면서 하나님의 역사를 보시도록 하셨다. 여태까지 사신 것이 기적인데, 65년의 몸을 허락하셔서 모든 것을 다 쏟아붓고 인생을 마감하셨다.
그 분이 우리에게 주었던 것, 예수님에 대한 사랑, 예수님이 내게 가장 소중한 존재임을 만천하에 증거하셨다. 우리도, 우리 온누리교회가 정말 성령으로 불타오르는 능력의 교회가 되어서 한국 땅에 많은 역사, 지구촌에 더 많은 성령과 믿음의 역사를 회복해 나가기 위해 기도해야 할 것이다.
오늘 사도바울은 바로 그 모습이다. 나는 성경을 읽으면서 이 사도의 모습이 하 목사님의 모습과 오버렙이 되었다. 내 몸이 살든지 죽든지 내 몸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되는 것. 이것이 바울의 목표였다. 몸을 떠나 하나님과 함께 있는 게 더 좋지만 교회 위해 내 몸이 남아 있는 것이라는 그 모습이 우리 하 목사님에게 함께 있었다.
성도 여러분, 우리의 몸은 언젠가는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런데 이 몸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되는가, 그렇지 않은가가 결정된다. 우리가 슬프고 아프고 그러나 동시에 감사하다. 이런 멋진 분과 함께 살았다는 것에 너무나 감사하다. 사도바울의 말씀과 하 목사님의 생애를 통해 우리의 몸이 그리스도를 존귀하게 하는 몸이 되길 바란다. 축복받는 우리 교회가, 그리고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사랑하는 마음으로 목사님을 떠나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