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본문
마가복음 16:1-4/에베소서 2:13-22
설교문
유월절은 유대민족이 지키는 가장 큰 절기입니다. 예루살렘 성 시장 뒷골목은 잔치 뒷모습으로 어지럽습니다. 유월절 마지막 축제가 끝난 안식 후 첫날 어지럽혀진 예루살렘 시장 길을 빠져나와 골고다 언덕에 가까운 무덤을 찾는 세 여인이 있었습니다. 막달라 마리아와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와 살로메입니다.(요한복음, 누가복음은 살로메 대신 요안나라 했습니다.) 세 여인은 죽은 예수님의 몸에 향품을 바르려는 것입니다. 유대인의 장례법에 따라 니고데모가 몰약과 침향 섞은 것을 예수의 몸에 바른 것을(요 19:39-40) 몰랐던 것 같습니다. 또 베다니 시몬의 집에서 예수께서 식사할 때(막 14:3-9) 한 여자가 값진 향유가 들은 옥합을 깨뜨려 예수님의 머리에 부었을 때 “이 여자가 힘을 다하여 내 몸에 향유를 부어 내 장례를 미리 준비했다.”고 하신 일을 기억하지 못했는지도 모릅니다. 여인들은 “누가 인봉된 돌문을 열어줄 수 있을까?” 걱정하며 돌무덤을 향하였습니다.
인봉한 돌문은 빌라도에게 대제사장과 바리새인들이 특별한 부탁을 해서 되어진 일입니다. “저 속이는 자가 살아있을 때 내가 사흘 후에 다시 살아나리라 말 했으니” 무덤을 인봉하여 지킬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이 돌문은 여인 세 사람이 옮기기에는 너무 무겁습니다. 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제자들이 손을 대지 못하도록 인봉하였고, 경비병까지 지키고 있습니다. 누가 열어 죽 상황도 아닙니다. 그런대도 제3일 새벽에 무덤을 향한 것은 예수님을 위한 마지막 정과 사랑 때문입니다. 이렇게 볼 때, 돌문은 사랑과 정을 나누는 일에 걸림돌인 셈입니다.
그런데 무덤 앞에 도달한 여인들은 심히 큰 돌문이 열려졌음을 보고 놀랍니다. 빈 무덤이었습니다. 흰옷 입은 청년이 “놀라지 말라.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나사렛 예수를 찾는구나. 그가 살아나셨고 여기 계시지 아니하니라. 보라! 그를 두었던 곳이니라.”(막 16:6)합니다. 기절초풍할 말입니다. 도저히 믿을 수 없고, 믿기지 않는 일을 전합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기록입니다.
십자가에서 처참한 죽음을 맞이한 예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돌무덤의 문이 열렸습니다. 부활은 돌문이 열림으로 시작되었다는 말입니다. 여기에서 돌문이 열렸다는 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열림”을 말하려면 “닫김”을 헤아려 보아야 합니다.
돌문이 닫겼다는 것은 단절을 뜻합니다. 불통입니다. 이제 단절의 세계가 예수님의 부활로 돌문이 열리어 소통의 세계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돌문으로 닫힌 무덤 속은 흑암의 세계입니다. 창조 전 혼돈과 흑암의 세상입니다. 여기에 빛이 있으라 하여 창조를 시작하여 빛의 세상을 이루신 것과 같이 하나님은 돌문을 열어 빛이 어둠을 드러내게 했습니다.
돌문이 닫히면 그 안에 갇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십자가에 죽으신 예수님을 우리의 생명, 소망, 진리이라고 고백하며 따랐습니다. 그런데 돌문을 닫아 예수님을 그 안에 두었다는 것은, 우리의 생명, 소망, 진리도 함께 갇혔다는 것이요, 잃게 되었다는 듯입니다. 이 돌문이 열렸다는 것은, 생명, 소망, 진리는 가두어 둘 수 없다는 뜻입니다. 죽음에서 생명으로, 절망에서 희망과 소망을, 허위와 불의에서 진리와 정의를 찾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사도 바울은 에베소서 2장에서 예수님의 부활을 화평의 사건으로 해석했습니다. 둘로 하나로, 원수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허물고 십자가로 화평케 한 것이라 했습니다. 화평 하는데 걸림돌을 제거하여 하나 되게 한 사건이 부활이라 하였습니다. 부활 아침입니다. 돌문이 열리고, 예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구주이십니다. 부활의 예수님을 믿고 따른다는 부활신앙이 무엇일까요?
우리도 우리들 안에 존재하는 온갖 닫힌 돌문을 열며 사는 것입니다. 이것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영접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의 빛이 되어, 불통된 것을 소통되게 하고, 어둠에 사로잡힌 것들을 빛으로 드러내어 회개하게 하고, 어둠 속에 갇혀 질식하고 있는 것들을 살려내어 이 땅에 생명의 기운이 가득하게 하며, 바름을 세우고, 진리가 춤추게 하는 것입니다.
돌문이 열린 부활 아침,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주님의 몸 된 교회에 십자가로 화평을 이루어 가는 것도 부활신앙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살아,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 안에서 살아계시고 활동하게 하는 우리의 닫힌 돌문을 여는 이 날이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