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 : 『이장식 박사의 세계 교회사 이야기』출판기념회(주최 베리타스프레스)
일시 및 장소 : 2011년 8월 16일 소공동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
이장식 박사님은 한신대 교수로 봉직하셨고 한국신학계의 석학 교회사학자이신데, 저에게는 뉴욕에 있는 유니언신학대학원의 동문 선배신학자이시기도 하다. 1990년대 초 겨울, 저는 아프리카 오지 케냐 나이로비 근처의 시골마을에 자리잡은 사택에서 선교사 교수님과 사모님을 뵌 일이 있다. 그 황량한 벌판에서 두 분이 나란히 서서 저를 맞이해주셨을 때 모습은 그야말로 그림 같았다. 그때 저는 케냐에서 열린 에큐메니컬신학자협의회 세계대회에 한국대표로서 지금은 작고하신 고재식 박사와 함께 참석하고 있었다. 대회 참석자 모두가 사파리 관광을 나선 틈을 타서 저는 이장식 아프리카 선교사님 예방의 길에 나섰던 것이다. 그때 박사님의 연세가 70세셨다.
박사님이 저에게 아프리카 시골 관광을 시켜주신 기억은 나지만 기억나는 것은 별로 없다. 다만 기억나는 것은, 감동의 시간들이었다. 한국의 슈바이처를 만난 것 같은 감동을 받았고, 당시 이화여대에서 봉직하고 있던 나의 마음에 ‘나도 은퇴하면 교수님처럼 아프리카 선교사로 훨훨 떠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나는 어떤 식으로 은퇴생활을 계획하고 노년을 보낼 것인가’라는 생각에 잠기곤 했다.
이제 90세 연세가 되셨는데 이렇게 두꺼운 책을 내셨다. 그 흔한 자서전이 아니라, 평신도와 신학생이 읽어야 할 기독교 역사를 쉽고 간결한 문장으로 이야기식으로 써내려간 책 한 권을 선물로 내어놓으셨다. 제가 지금 만 80세인데 앞으로 10년 동안 선배 교수님의 뒤를 따라서 연구해서 이만한 학술서적을 쓸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그래서 오늘 출판기념회가 더 의미가 있고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
지금까지 기독교역사 교과서로는 예일대 교수였던 라투렛 박사의 책이 유명하다. 그는 서양사람으로서 기독교의 역사를 서양의 역사, 서양의 정치사, 서양의 지성사, 서구교회의 선교사로 전개해나갔다. 책 이름을 <기독교 팽창의 역사>라고 해서 아시아, 아프리카와 같은 제3세계로 기독교가 팽창된 역사를 저술했다. 그러나 그의 역사 서술은 선교의 현장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었다. 한국의 제2대 미국선교사로 장로회 신학교에서 교회사를 강의한 사무엘 마펫 교수가 고령에 아시아교회사 책을 냈다. 그의 역사책이 권위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은, 그것이 아시아 선교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교수님의 세계기독교역사 책은 선교를 해본 사람의 책인 동시에, 선교를 당한 제3세계의 피선교국의 학자가 쓴 책이다. 그래서 그 시각이 분명하다. 기독교를 자의 반 타의 반 받아들여서 자국 문화와의 치열한 갈등을 거쳐서 토착화 된 피선교국 기독교의 역사를 진솔하게 써내려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