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 : 『이장식 박사의 세계 교회사 이야기』출판기념회(주최 베리타스프레스)
일시 및 장소 : 2011년 8월 16일 소공동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
날씨가 몹시 무더운 금년 여름철에, 여러분들께서 원근각지에서 많이들 왕림하셔서 저의 작은 저서를 축하해주시니 감사합니다. 흔히 말하기를, 나이가 많은 사람은 말을 적게 하라고 합니다. 그래서 말을 적게 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할 말은 꼭 해야겠지요. 실은 더 많은 분들을 초청했는데 계절이 해외여행과 그밖에 다른 사연이 많은 때라서 초청한 분들 가운데 많은 분들이 못 오셨습니다. 그러나 또 많은 분들이 오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이 출판축하회를 꼭 하고 싶다는 마음은 없었습니다. 이것은 여러가지 힘이 들고 번거로운 일이라서 안 해도 좋겠다고 하였는데 출판사에서 기어코 열자고 하고, 또 이번 책이 마지막 책이 될 수도 있지 않겠냐고 하여, 맡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초청대상을 생각할 때에 제가 축하를 받고 싶어서 초청한다는 생각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오랫동안 만나보지 못한 친구들을 해외동료들을 한번 만나보았으면 하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같은 이런 때가 아니면 참 만나기 힘듭니다. 40년도 만나보지 못하고 50년도 만나보지 못한 분들이, 기억 가운데 살아남아 있는 분들이 있는데, 모두 사역과 관련된 분들이었습니다.
(동료들 소개)
그 밖에 여러 분들이 계십니다만, 이 시간 많이 말씀을 드리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죽기 전에 한번 보고 싶은 생각이었습니다.
제가 아프리카에 갈 때가 70세였는데, 나이도 그렇고 해서 신학공부를 다 그만둔다는 마음이었습니다. 14년 후에 돌아왔지요. 이제 돌아온 지 6년이 됐습니다. 그래서 전체 교회사를 쓸 용기가 안 났습니다. 그런데 베리타스 신문사로부터 교회사 연재 청탁을 받게 되어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고 1년 반 정도 집필하게 됐습니다. 많은 분들의 수고로 이 책이 나오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교회사를 배울 때에 서양교회사만 주로 배웠고, 지금도 대부분의 신학교가 서양교회사만 가르칩니다. 그래서 책을 쓸 때에 아시아교회사를 반드시 포함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중앙아시아, 인도, 몽고 등 다 포함하다 보니까 책 부피가 좀 커졌습니다. 그래도 1990년에 <아시아 고대 기독교사>를 써서, 그 책의 많은 것들을 포함시켜서 비교적 쓰기 쉬웠습니다. 남미와 호주의 교회 이야기가 거의 언급이 안 되어 있는 점 등 결코 완전한 책은 아닙니다. 평신도가 읽기 쉽도록 쓰고, 신학논쟁은 어렵게 취급하지 않고 가볍게 다루었습니다.
이 책을 저는 마지막으로 생각합니다. 돌아가신 우리 강원용 목사님이 저의 자서전 출판축하 때 이런 축사를 하셨습니다. 인생은 나이 70에 꽃망울이 맺히고, 80에 꽃이 피고, 90에는 열매를 딴다고…. 그래서 저도 90이니까 열매를 맺은 셈이 되는 책이 나왔는데, 그 다음엔 뭡니까. 낙화입니다. 저는 오래 살 생각이 없습니다. 이제는 낙화이니, 하나님의 부르심만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여러분께서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