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늦장 대응, 대량 아사 불러올까
가을추수를 앞두고, 북한의 식량난이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고 있으나 정부의 늦장 대응으로 또 한번 북한 내 대량아사자 발생할 것으로 보여 우려되고 있다.
얼마전 세계식량계획(WFP)은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향후 기아 상태에 빠질 위험이 높다고 평가했으며 내년 11월까지 5억300만달러(식량 63만t 상당) 규모의 대북 긴급 지원 사업을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WFP의 이같은 발표에도 불구, 한국 정부는 대북 인도주의적인 지원에 대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며 적극적이고, 조속한 대북 지원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앞서 WFP는 지난 20일에도 우리 정부에 최대 6천만달러 규모의 대북 지원 재원을 공식 요청했으나 정부는 검토 중이란 입장을 밝히며 수주간 입을 열지 않고있다.
아사자 발생우려, 시민단체 들고 일어나
정부 차원에서 인도주의적인 대북지원이 조속히 이뤄지지 않자 북한의 대량 아사자 발생을 우려, 범종교계 시민단체들이 정부에 인도주의적 대북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토회, 좋은벗들, 정의 평화를 위한 기독인연대 등의 단체들은 현재 자체 횸페이지를 통해 정부에 대북 식량 지원을 촉구하는 한편, ‘북한동포 돕기 백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북한의 대기근으로 올 5월부터 시작된 아사는 9월까지 대량 식량 지원이 안될 경우 50만명에서 60만명 이상이 굶주림으로 죽을 수 있다”면서 “최소 20만톤의 식량을 긴급히 지원해 대량아사를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현재까지 서명운동에 동참한 사람들은 모두 64만여명(온라인: 10,364명, 오프라인: 633,786명)을 넘어섰다. 64.42%의 달성율을 보이고 있다.
서명운동에는 특히 연예인들의 참여가 돋보여 눈길을 끌고있다. 연기자 한지민씨는 “저희 민족이고 동포인 북한동포들이 먹을 것이 없어 죽어가고 있다”면서 “저희의 조그만 관심과 정성이 꺼져가는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전하며 백만인 서명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밖에도 배종욱, 한고은, 최화정, 지성, 김여진, 고현정, 김민종, 강호동, 고아라, 김생민, 김성은, 변정민, 손창민 등을 포함한 연예인 50여명이 동참했다.
한국교회도 대북 지원에 ‘한 마음, 한 뜻’
그러나 이처럼 대북 지원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곳이 비단 시민단체들 뿐만은 아니다.
앞서 4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성명서를 발표, 정부의 대북 지원을 강하게 요청했으며 또 한국기독교장로회(대표 임명규 목사, 이하 기장)는 북한 동포들을 돕기 위한 ‘국수 한 그릇 나누기 운동’에 모금된 기금을 (사)남북나눔(회장 홍정길 목사)에 기증하기도 했다. 기장에서 8월 한달간 기증한 액수만 4천만원에 이른다.
이밖에도 지난 7월엔 대한성공회가 쌀 28톤을 직접 지원해 북측 강원도 온정리 마을 주민들에게 식량을 전달해 주는 등 현재 한국교회는 대북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