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이 3일 '기독교 영성과 교회갱신'이라는 주제로 제16회 영성포럼을 열어 한국교회의 갱신을 영성의 문제와 결부시켜 토론했다. 현직 교수와 은퇴 교수, 현직 목회자와 원로 목회자들이 모여 교회의 양적성장 뒤에 가려진 문제점들을 짚었고, 이외에도 교회 세습 문제와 교회 재정의 투명성 등의 문제를 토론했다.
▲감신대 김홍기 총장. ⓒ베리타스 DB |
김홍기 박사(감신대 총장)는 발제에서 한국교회가 믿음만 강조하는 신앙지상주의에 빠져 정작 삶의 현장에서는 복음을 놓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구원의 출발점인 '의인화''거듭남'에 치우치다보니 결국 '성화'를 놓치고 있다는 진단이다. 김 박사는 한국교회가 성화론을 보다 구원론의 중심으로 끌여들여 신앙(믿음)지상주의에서 행동하는 신앙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했고, 아울러 종말론에 있어서도 역시 묵시문학적 종말신앙에서 현재적 천국을 건설하는 살아있는 신앙으로 변모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장식 한신대 명예교수. ⓒ베리타스 DB |
이장식 박사(한신대 명예교수)는 설교에서 일부의 설교자들이 하나님의 영적 은혜를 물질적·육신적·현세적 축복으로 환산하여 편파적으로 가르쳤다고 지적했다. 또한 설교가들이 교회를 사랑하는 길로 전도 및 각종헌금을 장려하고 예배집회수를 늘리면서 개교회와 개교단의 양적성장에는 성공하였지만 정작 성도들의 마음밭에서 하나님 나라가 어떻게 성장해가는지는 살피지 못하여 "예수가 경고한 대로 하나님 나라가 침범을 받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정일웅 박사(총신대 총장)는 발제에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교회 담임목사 세습문제를 언급하면서 "대형교회의 지도자가 누리고 있는 권리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해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비판하면서도 "목회자로서의 영적 능력과 인격과 신앙의 자질을 충분히 갖춘 사람이라면 담임 목사의 아들도 후계 목회자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보다 객관적인 자세를 주문했다.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 ⓒ베리타스 DB |
손봉호 박사(서울대 명예교수)는 발제에서 대형교회의 재정문제를 비판했고, 대형교회와 개척교회 목회자들의 사례비가 지나치게 차이나는 것을 지적하면서 "교역자들의 사례가 어느정도는 평준화 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목회자들도 정기적인 소득에 대해서는 세금을 바쳐야 한다고도 했다.
이날 포럼은 한국교회 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오후 2시에 열렸으며 60여명이 참석했다. 포럼의 발제는 김홍기 박사, 정일웅 박사, 손봉호 박사가 맡았고, 발제를 시작하기에 앞서 드린 예배에서는 이장식 박사가 설교를 전했다. 논평자로는 박종화 목사, 오성춘 목사, 손인웅 목사, 정성진 목사, 최이우 목사, 유경동 박사가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