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스라엘 가자지구 침공에 종교인들 거센 항의

기독교,불교,천주교,이슬람교등 종교단체들 15일 기자회견

▲ 15일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종교·시민단체들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에 대해 규탄하며 항의시위를 하고 있다 ⓒ 김진한 기자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으로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등 사태가 심각해지자 침묵하고 있던 종교·시민단체들이 15일 오전 11시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전쟁중단”을 외치며 항위시위를 전개했다.

이날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 등 18개 종교 시민단체들은 무고한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시간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열고, 가자지구로부터 이스라엘군의 즉각 철수를 요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성명서를 발표, 평화를 추구하는 국제사회와 종교인들의 양심에 호소했다.

평화와 공공성센터 채수일 소장(한신대)은 “2차대전 때 독일의 나치스로부터 6백만명이 학살되는 뼈아픈 과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우리도 아파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이유 때문에 힘없는 난민 팔레스타인들을 무차별 학살하는 행위는 정당화 될 수 없지 않은가?”라며 “이제는 과거 십자군 전쟁식 종교전쟁은 일어나선 안된다”고 했다.

채수일 소장은 특히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감행한다면 우리 종교인들부터가 이스라엘 문화와 정서를 거부하는 활동들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며 “한국교회는 연례행사처럼 하고 있는 이스라엘 성지순례로부터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 정상복 위원장도 팔레스타인들을 대상으로 한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공격에 거세게 항의했다. 정상복 위원장은 “평화를 헤치는 전쟁은 그 목적이 어떻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어떤 명분이라도 전쟁은 용인될 수 없으며 무고한 난민들의 피해를 생각해 볼 때 이스라엘은 이 전쟁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 성공회대 권진관 교수가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 김진한 기자

이어 이들은 성명서에서 “무력 수단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폭시키고 악화시키는 것임을 지난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서 배웠다”며 “우리 지식인들은 이스라엘 정부 당국이 군사적 행동으로 팔레스타인 주민과 이스라엘 주민들의 희생을 초래할 뿐 만 아니라, 2009년 새해 전 세계의 선량한 시민들을 전쟁의 공포와 수치 속으로 몰아 넣었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를 금할 수 없으며 엄중히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또 “우리는 이번 이스라엘 정부 당국의 갑작스런 야만적 군사행동은 이를 통해 이익을 추구하려는 현 이스라엘 정치 권력자들의 정치적 야심에서 비롯된 것이며, 미국 유대인 경제 권력자들의 지지와 승인 아래 이뤄졌다는 의혹이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고 믿는다”며 “이 전쟁은 소수의 유대 권력자들의 검은 야욕을 위해 이스라엘 민중의 안전보장이 이용되고 있는 것이며, 팔레스타인의 무고한 어린 아이들과 여성들을 비롯한 시민들의 생명이 희생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우리는 세계 시민의 평화를 사랑하는 한국의 종교지식인들로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시민들의 생명권을 위해 연대하는 마음과 인간 생명은 무엇보다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세계 인권선언 정신의 실현을 위한 책임감에서 전쟁 중지를 촉구한다”며 “세계의 양심있는 지식인들의 참여를 촉구하며 유엔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해 중재자로써 적극적으로 임무를 수행해 줄 것을 다시 요청한다”고 했다.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 권진관 이사장(성공회대)이 성명서 낭독을 마치자 이들은 ▲ 가자지구에 대한 무차별 살상공격을 중단하라 ▲ 이스라엘군은 지상군대를 즉각 철수하라 ▲ 미국은 이스라엘의 학살행위를 두둔하지 말라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UN의 휴전협정을 즉각 수용하라 ▲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무조건 이스라엘을 지지하지 말고 이스라엘의 야만적 침략에 규탄할 것을 촉구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피켓 시위를 전개한 뒤 자진 해산했다.

이날 성명서에 참여한 단체들은 한국구약학회, 한국신약학회, 한국문화신학회, 한국선교신학회, 한국여성신학회, 한국조직신학회, 한국이슬람교중앙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대한성공회 정의사제단, 한국종교학회, 한국중교교육학회, 한국불자교수연합회, 한국기독교평화연구소,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열린평화포럼, 감리교신학대 기독교 통합학문 연구소, 성공회대 신학대학원·신학연구원, 한신대 신학대학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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