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강정으로부터 세계 평화가 시작될 것입니다"

14일 두 번째 전국집중 생명평화미사 봉헌

"중단하라 제주 해군 기지"
"그만둬라 한미FTA"
"살려내라 4대강"

제주 해군기지 백지화를 기원하는 전국 집중 생명평화미사가 14일 오후 6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렸다. 이번 미사는 제주 해군기지 중단과 함께 한미FTA와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이 땅의 생명평화를 기원하는 시국미사로 진행됐다. 

지난 10월 10일 제주 강정마을에서 제주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연대 출범과 함께 봉헌된 전국 집중 생명평화미사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된 이번 미사는 지난 7일부터 시작된 단식기도의 마침으로 160여명의 사제와 500여명의 수도자, 신자들이 함께 봉헌했다.

미사를 집전한 박동호 신부(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는 미사에 앞선 인사말에서 “4대강 사업, 제주 해군기지 사업, 한미자유무역협정은 본질적으로 문명과 야만, 자유와 불의, 자유와 억압의 관점에서 돌아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문제들은 경제적 효과, 개발의 관점에서 이야기할 뿐, 사람다운 삶과 자연에 대한 존중에 대해 고민하지 않으며 남을 돕는 마음을 닫고 야만을 선택하라고 강요한다. 이 미사를 통해 이 모든 것들이 우리 교회의 가르침과 신앙에 거스르는 것임을 확인하며 하느님의 정의와 사랑이 이 세상에 펼쳐지기를 청하자”고 당부했다.

▲ 촛불과 손피켓을 한껏 치켜들며 구호를 외치는 참석자들. 

이어 강론을 맡은 임문철 신부(제주교구)는 그동안 억압과 수탈의 대상으로만 존재했던 제주의 역사를 말하면서, 오늘의 연대와 사랑이 다시 제주도를 일으킬 것이며, 나아가 세계 평화를 이루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감회를 전했다.

임문철 신부는 역사상 그 누구도 진심으로 제주에 관심을 가져준 적이 없으며, 단지 집권자들의 이익을 위해 끊임없이 수탈의 대상이 되었을 뿐이라고 말하면서, “사람들은 제주의 한라산 자락과 바다를 보면서 평화의 섬이라고 말하지만, 제주가 평화의 섬인 이유는 진정으로 평화가 필요한 곳이기 때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조선시대의 출육금지령, 왜구의 약탈, 근대사의 큰 비극인 4.3항쟁과 지금의 해군기지 건설 사업 등 비극을 살아 왔지만 제주도민들은 주저앉지 않고 화해와 상생으로 제주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전하면서, “강우일 주교가 각오를 밝혔듯, 우리는 힘은 없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며, 밟으면 밟히고 죽이면 죽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 전 국민의 연대와 성원에 희망을 보면서 다시 힘을 낼 것이다. 강정으로부터 온 나라의 평화가 시작되고, 전 세계 평화의 디딤돌이 놓여질 것이다. 우리의 투쟁은 제주,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평화를 위한 투쟁이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미사를 마친 후, 모든 사제들과 참가자들은 촛불과 손피켓을 들고 국회 앞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그러나 경찰은 “국회의사당 주변 100m 이내는 집회절대불허 지역”임을 밝히고 “집단적인 행진은 불법의 우려가 있다”면서 행진을 막아 섰다.

 

이에 참가자들과 사제들은 경찰 주장의 불분명함과 근거없음에 항의하고 길을 열어줄 것을 요청하면서 1시간가량 연좌하다가 8시 경, 집회를 마무리했다.

천주교연대 측은 앞으로 제주 강정마을에서 각 교구 정의평화위원회를 중심으로 월요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 화요일 오전 11시 미사를 이어가고,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제주교구에서 매일 미사를 봉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1년 11월 15일자 정현진 기자  regina@catholicnews.co.kr  

(기사제휴사: 가톨릭뉴스 지금여기(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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