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여성연합회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건립후원금 전달식 ⓒ이지수 기자 |
1991년부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연대해 온 한국교회여성연합회(회장 홍기숙, 이하 한교여연)가, 위안부 문제의 실체를 알리는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건립을 위해 1,700여만 원을 모금하고, 모금액 전달식을 17일 오전 연지동 연동교회 다사랑카페에서 가졌다.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은 민간단체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상임대표 윤미향) 주도로 건립 중인 곳으로, 박물관 내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생애를 추모하는 공간과,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여성운동사를 소개하는 공간, 전쟁 중 여성인권 유린 사례를 전시하는 공간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미래세대에게 전쟁의 폐해를 알리고 평화의식을 심어준다는 계획이다.
후원금을 수령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측 위안부 할머니들은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히고, 한편으로는 박물관 건립이 민간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점을 아쉬워했다.
길원옥(84) 할머니는 “박물관 짓는 것, 사실 정부에서 해줘야 하는데 위안부는 한국의 딸들이 아닌지 아무 말들이 없다”며 “(위안부 시절) 정말 너무 너무 아팠다. … 매도 맞아본 사람이 안다고 아마도 아프지 않으니까 정부가 힘을 안 쓰는 것 같다. 힘을 좀 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복동(86) 할머니는 “이 박물관은 우리를 위해 짓는 게 아니다. 박물관을 통해 여러분의 자손들이 ‘과거에 이런 일이 있었구나’라고 알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고 바람을 밝혔다.
한교여연은 올해 8월부터 11월까지 가맹 교단 여선교회들을 대상으로 모금활동을 펼쳤다. 기감, 기장, 성공회 등 6개 교단 여선교회는 교단 내에서 또 모금운동을 펼쳐 각 20만원~700만원을 십시일반으로 모았다.
한교여연 홍기숙 회장은 “위안부 할머니들과 처음 만났을 때부터 한결같이 함께해 온 한국교회여성연합회는 할머니들의 명예가 회복되고 전쟁의 슬픔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