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1월 탈북자를 돕다가 납북돼 이듬해 사상 전향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고문과 영양실조 등으로 사망했다고 알려진 김동식 목사. 벌써 피랍 9주기를 맞았지만 고국의 냉대 속에 그의 유해는 여전히 고향 땅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기독교사회책임> 등 17개 단체로 구성된 <김동식목사유해송환운동본부>는 16일 오후 외교통상부 앞에서 김동식 목사 유해송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김동식 목사의 생사확인 및 유해송환을 골자로 한 호소문을 통일부에 전달했다.
<김동식목사유해송환운동본부>는 16일 외교통상부 앞에서 납북된 김동식 목사 송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베리타스 |
운동본부는 기자회견에서 “납북된 김동식 목사는 2001년 북한의 감옥에서 사망, 평양 인근의 공동묘지에 묻힌 것으로 북한 선교를 하는 선교사에 의해 지난해 봄 가족들에게 알려졌다”고 했다.
운동본부는 이어 “김동식 목사는 명백하게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가장 큰 임무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한국정부는 이 문제에 소홀해 왔다”고도 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운동본부 회원들은 “납북된 김동식 목사 생사를 확인하라” “고 김동식 목사 유해를 송환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플래 카드를 내걸고, 항위 시위를 했다.
항의 시위에 이어 <기독교사회책임> 김규호 목사가 통일부 관계자에게 호소문을 전달하는 시간도 가졌다. 운동본부는 이 호소문에서 ▲ 정부는 자국민 보호에 소홀했던 점을 사죄할 것 ▲ 김동식 목사의 생사확인 및 유해송환을 요구할 것 ▲ 향후 진행되는 사항들을 유가족과 관련단체들에겐 주기적으로 소식(납북문제에 관한)을 알려 줄 것을 요청했다.
김 목사 부인의 호소로 지난해 1월말 결성된 <김동식목사유해송환운동본부>는 납북된 김동식 목사의 생사여부와 유해송환을 촉구하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내는 기독교지도자호소문을 발표했고, 국가인권위에 진정서도 냈으며 제성호 외통부인권대사와 면담을 하기도 했다.
김동식 목사는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교사들에 따르면 탈북자를 돕던 김동식 목사는 지난 2000년 1월 16일 연길교회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다가 북한공작원들에 의해 납북됐다.
김 목사를 납치한 북한당국은 김 목사에게 사상 전향을 강요했고, 탈북자를 도운 과거를 회개하도록 강요했다고 한다. 사상 전향을 거부한 김 목사는 고문으로 인한 통증과 음식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발생한 영양실조 등으로 이듬해 감옥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동아일보가 피랍탈북인권연대의 발표를 인용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당시 김동식 목사를 납치한 북한 공작원 4명 중 2명은 중국과 북한의 감옥에 수감돼 있으며, 나머지 2명은 이미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