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제60차 총회가 28일 오전 정동제일교회에서 열렸다. ⓒ베리타스 |
28일 정동제일교회에서 열린 제60차 총회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교회협, 총무 김영주)가 한국교회가 경제정의 구현에 앞정설 것과 남과 북의 화해와 평화통일에 앞장설 것 그리고 생태정의 구현에 앞장설 것 등을 골자로한 총회 선언문을 채택하고, 이를 발표했다.
채택한 선언문에서 교회협은 먼저 한국교회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경제질서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결과 여러 부작용을 낳게 되었음을 직시하고는 "한국교회가 지금까지 생명과 구원의 복음을 전하기보다 오직 자기 자신의 영달과 확장을 꾀하는 욕심으로만 내달았다"며 "급기야 탐욕을 향해 질주하던 교회는 이제 아예 복음의 본질을 왜곡하고 차별과 분리를 조장하며 이를 하나님의 뜻이라고 강변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교회는 스스로를 의롭다고 여기는 아집 속에서 자신과 다른 자리에 선 이들을 정죄하고 판단하였으며 가난한 자들의 외침을 외면한 채 그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부유한 자의 손을 들어 축복하였다"면서 "한편 남과 북이 서로를 더욱 증오하고 미워하도록 적대감을 고양시키고 무기를 증강하고 전쟁을 부추기는 자리에 함께 하였다"고 덧붙였다.
교회협은 참회의 마음으로 제60회 총회를 맞아 시대가 부여한 사명을 성심껏 감당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첫째로 경제정의 구현에 앞장설 것을 선언했다. 교회협은 "오늘의 한국교회는 가진 자들의 끝없는 탐욕을 신앙의 이름으로 미화하기도 했다"며 "이는 교회의 자기 배신이요 부정이다. 이제부터 교회협은 소외된 이들과 함께할 것이며 교회의 예언자적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한미 FTA 비준 동의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뜻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한미 FTA는 설사 통계적으로 우리에게 이익을 가져온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농민과 노동자의 삶에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빈익빈 부익부를 가속화 시킬 것이며 불평등한 요소마저 내포하고 있어 공정한 조약이라 할 수 있다"고 교회협은 전했다.
지구촌의 유일한 분단국가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위한 노력을 계속 경주할 것도 약속했다. 우선 교회협은 소통대신 단절을 택한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교회협은 "현 정부는 과거의 이데올로기적 적대감에 사로잡혀 대화와 소통을 지향하던 지난날의 모든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평화로운 남북관계의 여린 싹을 짓밟고 말았다"며 "정부는 대화를 단절시킴은 물론이고, 기아에 직면하여 촌각을 다투는 생명을 살리고 보살피려는 인도적 사업까지도 금했다"고 했다.
한반도 평화통일에 있어 선구자적 역할을 감당한 1988년 '민족과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선언'을 상기한 교회협은 "북한의 기아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인도적 나눔의 실천을 전국교회의 운동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며 "더 나아가서 남북의 교류와 긴장완화, 우리민족끼리의 자주적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남과 북의 과감한 군축과 평화협정체결, 동아시아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명과 개발이란 이름아래 자연에 대한 지배와 착취를 정당화해 온 지난날을 반성하며 창조 세계의 회복을 위해 힘쓸 것도 더불어 알렸다. 교회협은 특히 4대강 공사로 주변 환경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지금이라도 4대강 공사가 환경에 미칠 영향을 철저히 평가하고 반생명 반생태적인 부분은 과감하게 수정하거나 원점으로 되돌려야하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는 올해 교단 총회에서 교회협 가입을 결의한 기독교한국루터회의 가입 청원 건을 박수와 함께 만장일치로 가결했으며 연세대 이사 파송 문제에 대한 특별 성명서 채택 및 법적 대응 결의의 건은 연세대학교이사파송문제대책위원회(위원장 박위근)에 일임하기로 했다.
이 밖에 북녘의 어린이 식량지원을 위한 모금의 건 그리고 기타안건에서 화해통일국 나핵집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가 제기한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이 가져올 남북관계 긴장 국면 조성에 대한 교회협 차원의 메시지 발표의 건' 등에 관해선 임원회에 일임해 처리토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