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저녁 연동교회 다사랑홀에서 한국교회발전연구원 주최로 2차 연구발표회 '힌국 근·현대사와 기독교- 근·현대 역사교과서 개정논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기독교 역사학자들과 일반 역사학자들 간 현행 역사교과서에서 기독교 부분이 축소 서술된 부분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을 가졌다. ⓒ베리타스 |
"한국 기독교는 한국 근대사에 있어서 한국의 어떤 종교보다도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중략)..기독교는 의료, 교육, 민주시민운동, 여성운동, 한글보급, 음악 그리고 체육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의 전 분야에 걸쳐서 새로운 개혁을 주도했다. 이런 전체적인 맥락에서 한국 기독교는 한국사에서 재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6일 저녁 현행 역사교과서가 한국근현대사에 있어 기독교를 축소하여 기술하고 있는 점을 착안, 이를 둘러싸고 기독교 역사학자들과 일반 역사학자들이 한데 모여 토론을 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교회발전연구원(원장 이성희 목사)이 주최한 2차 연구발표회 ‘한국 근·현대사와 기독교’에서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명수 교수(서울신대 교회사)는 현행 6종 역사교과서에서 나타난 기독교 역사 서술을 종합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문제제기를 했다.
무엇보다 박 교수는 "현행 역사교과서는 전통종교와 민족종교에 대해서는 매우 관대한 반면 기독교에 대해서는 매우 배타적이다"라며 "기독교는 개항이후 이 땅에 근대문명을 도입했으며, 일제와 싸워 민족운동을 주도하였고, 해방이후에는 산업화, 민주화, 세계화의 주역으로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공헌을 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또 "(현행 역사교과서는)역사교육의 목적이 오늘의 우리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현대사회의 가장 중요한 종교는 배제하고 있고,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게 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현대 한국문화 가운데 하나인 기독교는 배척하고 있다"며 "현행 역사교과서는 본래의 목적에 충실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기독교서술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자 윤경로 교수(한성대학교 전 총장, 한국근대사 전공) 역시 기독교 역사학자로서 현행 역사교과서에 문제제기를 한 박 교수의 의견에 상당 부분 동의를 표했다. 그러면서 윤 교수는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종교의 역할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음을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중에서도 기독교(개신교)의 경우 해방이후 우리사회가 풀어가야 할 역사적 과제였던 민주화운동, 인권운동, 통일운동, 환경운동 등의 단초를 여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행 역사교과서를 직접 집필한 역사학자들의 견해는 사뭇 달랐다. 주진오 교수(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는 "교과서를 사이에 두고 다양한 이해집단들이 존재한다. 기독교 아닌 누구라 할지라도 교과서 내용에 무도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한국사 교과서는 방대한 역사를 최소화해 만든 것이다. 그래서 많은 제약이 있고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가 담길 수 있는 여지도 적다. 고의로 기독교를 차별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또 "기독교계의 문제제기는 주로 기독교 내에서 진행됐다. 당연히 기독교인의 입장에선 기독교가 제대로 대접을 못받는다니 공분이 일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그건 교과서 발행 시스템의 이해 부족에서 온 오해"라고 덧붙였다.
한철호 교수(동국대 역사교육과)는 역시 "교과서가 다양한 집단의 이해를 모두 충족시킬 수 없다"고 전제하며 "종교와 관련해서는 집필자들이 특히 신경을 쓰고 있으나 지면 부족 등의 이유로 종교 부분 집필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또 종교 일반에 관한한 중요 부분은 빠짐없이 서술하고 있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한 교수는 "특정 종교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빼놓지 않고 서술했다면 단순이 양이 적다고 비판해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