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구 왕따 중학생 자살 사건, “처벌만이 상책 아냐”

좋은교사운동 홍인기 정책위원장

▲사단법인 좋은교사운동 홍인기 정책위원장 ⓒ좋은교사운동

“가해학생을 처벌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열흘 등교정지 처분을 내린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가해학생은 그걸로 자기 벌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성경적인 접근은 ‘징벌적’ 접근이 아닌 ‘회복적’ 접근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사단법인 좋은교사운동(대표 정병오) 홍인기 정책위원장은 최근 대구에서 벌어진 왕따중학생 자살사건을 둘러싸고 가해학생에 대한 징계수위를 높이라는 여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초등학교 교사인 그는(지금은 휴직 중) 일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교폭력위원회를 담당하며 학교폭력의 실상을 체험했다. 그는 “이번 사건의 일차적인 책임은 가해학생에게 있다”면서도 “많은 경우 가해학생은 피해학생이 그렇게 괴로울 거라고 생각을 못한다. 조사해보면 그렇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벌을 줄 때 형사가 취조하듯 하고 조서 쓰고 그러는데… 그렇게 해서는 근본적인 해결이 안 된다. 벌을 주면 자기들 잘못에 해당하는 벌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게 (진정한 의미에서) 벌을 받은 게 아니다”고 말했다. 피해학생들 역시 “그들이 원하는 것은 더 이상 공포에 떨며 학교에 다니지 않고 사람들이 자기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라며 징계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의 근본원인으로 “지나친 성적경쟁으로 인해 서열에 익숙해진 문화”를 지적하고,  “물론 성적경쟁이 완화되더라도 그 나이또래의 힘의 질서라는 게 있으니까 문제가 근절되지는 않겠지만, 이런 일이 특히 우리나라에서 잔인하게 벌어지는 이유는 우리의 지나친 경쟁문화, 서열문화가 작용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또 “학교에서 일어난 문제인 만큼 학교, 교사에도 책임이 있다. 자녀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가해학생들의 부모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가해학생들이 “약해 보이는 아이들을 동물적으로 파악하고 집단적으로 괴롭히면서 죄책감을 덜 느끼는” 한편, 피해학생들은 “대체로 소심한 경우가 많아 주변에 도움을 잘 요청하지 못하고”, 교사들 역시 “약자를 보호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교육의 본질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 외의 것에 신경 쓸 수 밖에 없는 구조가 있다”며 현장에서 느끼는 안타까움을 전했다.

또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처벌 중심의 접근이 아닌 피해자-가해자 사이의 관계 회복에 초점을 맞춘 ‘회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이를 위한 법제도적 정비나 기존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갈등중재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회도 기여할 부분이 있다. 소위 ‘문제학생’들을 위한 공간을 내어주는 것이다. 그는 “가해학생들이 가정에 대한 상처를 지닌 경우가 많다. 이런 아이들이 학교 끝나고 갈 데도 없고 하니 모여다니게 되고, 모이면 나쁜 일을 도모하게 된다. 또 그러자면 돈이 필요하고, 돈을 뺏게 되고…. 수순이 있다. 특히 탈선이 초등학교 5~6학년 때 많이 시작되는데, 그런 아이들이 밤에도 안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시설을 교회가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에는 멀쩡한 사람들이 많이 다닌다. 그러니까 다 그렇게 사는 줄 안다”며 “그러나 학교에 한번만 찾아가보라. 사회에서 정말로 약자인 그런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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