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30일 오전 5시 30분 서울대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64세. 김 고문은 민주화운동청년연합 의장을 맡았던 1985년 9월 서울대 깃발사건의 배후 조정 혐의로 치안본부 남영동 분실로 끌려가 ‘고문기술자’ 이근안씨로부터 11차례에 걸쳐 물고문과 전기고문을 받았다.
1985년 12월 19일 서울형사지방법원 118호 법정 심리에서 그가 진술한 바에 따르면, 김 고문은 당시 전기고문을 주로 당했으며 물고문은 발생하는 쇼크를 완하하기 위해 당했다고 한다. 고문을 하는 동안에는 비명이 바깥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 라디오를 크게 틀어 놓았으며 김 고문이 비명 때문에 목이 부어서 말을 하지 못하게 되면 즉각 약을 투여해 목을 트이게 했다.
이후 김 고문은 콧물흘림과 손 떨림 후유증 등 각종 고문 후유증을 앓아왔다. 특히 지난 2007년 진단 받은 파킨슨병도 고문 후유증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주화 이후 김 고문 등을 고문한 혐의로 수배를 받아 10년여 도피생활 끝에 1999년 검찰에 자수한 이씨는 징역 7년을 선고받고 2006년까지 복역, 만기 출소했으며 현재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총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전도목사로 활동하고 있다. 앞서 김 고문은 2005년 수감 중인 이씨를 면회하고 "용서한다. 건강하시라"고 했다. 당시 이씨도 사죄의 뜻을 전했으나 눈물의 참회를 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이근안씨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고문 기술자가 아닌 애국자"라고 표현, 시대적 상황에서의 당시 고문을 정당화하려는 모습을 보여 비난 여론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