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보수 교회 목회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이하 한목협)가 임진년 새해 첫 열린대화마당에서 물량주의와 배금주의의 틀에 갇혀 교세 확장과 대사회적 영향력 확대에만 골몰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중심에 목회자의 윤리 문제가 자리잡고 있음을 직시, 목회자들의 윤리 문제를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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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원 총신대 교수. |
제21차를 맞는 이번 열린대화마당에서는 이상원 교수(총신대신대원 기독교윤리학과)와 손인웅 목사(한목협 명예회장, 덕수교회)가 기조 발제를 맡는다. 본지가 미리 입수한 발제문에 따르면, 이 교수는 특히 ‘목회자여, 영적 성찰을 통해 교회의 영광을 회복하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한국교회 일부 목회자들이 윤리적으로 무너지고 있는 영역이 본회퍼가 말하는 세 개의 위임의 핵심 주제들인 돈, 성, 권력의 영역임을 재차 확인하며 이러한 유혹들을 떨쳐 낼 목회자들의 윤리 의식 제고에 힘썼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 목회자들에게 솔직할 것을 주문했다. 이 교수는 "어떤 재화가 쉽게 획들할 수 있는 상태에 있는 때보다는 재화의 획득이 더 어려운 상태에 있을 때 재화에 더 집착하게 되는 것이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이다"라며 "목회자에게도 일반인들과 대동소이하게 돈, 성, 권력에 대한 욕구가 있는데 일반인들보다 이런 것들을 획득하기가 훨씬 더 어렵기 때문에 목회자는 이런 것들에 더 집착할 위험이 일반인들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목회자들도 일반인들 못지 않게 아니 어쩌면 더 강하게 돈, 성, 권력 등에 집착하는 욕구가 있음을 인정하자는 주장이다.
이어 이 교수는 돈 문제는 교회의 헌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문제와 직결된다면서 "중대형교회 목회자들이 이들의 생활 수준 보다 몇 배 이상이 되는 중상류 이상의 생활을 영위하면서 동일한 헌신과 수고를 하는 동료 목회자들이 빈민이 생활을 하는 모습을 외면하는 것은 하나님 앞에 죄"라며 "중대형교회 목회자들은 자신의 생활수준을 어느 정도 낮추면서라도 빈민 생활을 하는 동료 목회자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목회자의 경제생활 수준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이 교수는 "동료 목회자에게 뿐만 아니라 한 교회내의 교인들에게도 상실감과 질투를 유발하지 않는 수준 안에서 영위되어야 한다고 판단한다"며 "목회자는 장로들과 자연스럽게 교제해야 하지만 경제생활 수준에 있어서는 장로들과 차별화된 의식을 확고하게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요즈음 웬만한 대형교회 목회자들 중에는 에쿠스, 체어맨 급의 자가용을 타는 것이 관행처럼 되어 있는데, 에쿠스나 체어맨을 타고 셋방살이 하는 교인들의 집에 심방을 갈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목회자는 셋방살이를 하는 교인들 집에 심방 갈 때에도 심방을 받는 교인들이 마음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실용적인 차를 타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밖에 재정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목회자들이 기술적인 재정사용방식만 조정하면 해결될 수가 있다"며 영수증 처리를 꼭 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목회자들의 윤리 문제로 해마다 거론되는 성 문제도 다뤘다. 이 교수는 "목회자는 일반인들 보다 이 욕구를 더 강하게 절제해야 한다는 요청을 늘 받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내면적으로 이 욕구에 집착하는 태도가 더 강하게 찾아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회자들에게 있어서 혼외정사는 "절대로 빠져들어서는 안 되는 영역"이라며 "혼외정사는 목회자의 목회사역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고 사실상 목회사역을 파탄에 빠뜨린다"고 지적했다.
또 목회자들의 권력 지향적인 모습에서는 "목회자들은 교회의 정치구조가 신률적 민주주의 구조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하나님의 법 앞에 서 있는 교회의 구성원들의 상호관계는 민주적인 정치적 관계이다"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번 열린대화마당에서는 이 교수와 함께 손인웅 목사가 ‘목회자의 지도력과 자기관리’란 제목으로 기조 발제를, 분과토의에서는 유경동 교수(감리교신학대학교, 기독교윤리학), 홍인종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목회상담학), 강병오 교수(서울신학대학교, 기독교윤리학) 등이 각각 물질, 성, 교권에 대한 성찰을 시도했다. 한목협 제21차 열린대화마당 및 신년기도회는 오는 9일 오전 11시 강남교회 비전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