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자 고 김근태씨의 사망을 전후해 80년대 고문기술자로 악명을 떨쳤던 이근안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08년 예장합동개혁(총회장 정서영)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이씨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한국교회언론회(이하 교회언론회)는 지난 6일 논평에서 "한국교계는 성직 부여에 대한 엄격한 제도와 시행 그리고 성도의 삶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본다"라며 한국교회 차원에서 이근안씨의 목사 안수 재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첫째로 이근안씨가 하나님 앞에 진정한 ‘회개’를 했는지에 있어 "모를 일이다"라며 "독재국가 체제하의, 슬픈 역사를 함께 살아오면서 그 역시도 피해자라고 말해질 수는 있겠으나, 그의 행동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당시에도 고문은 불법이었으며, 혹시 악법으로 존재한다고 해도, 법 이전의 인간 양심의 자유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최근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과거 행적을 미화시키려고 했던 것에는 "폭력은 개인이든 국가 권력에 의한 것이든 사라져야 할 ‘야만’이며, 용납해서는 안 될 무서운 범죄이다"라고 강조했다.
둘째로 "무분별하게 함부로 목사직을 수여하는 교단의 행태"를 문제 삼았다. 이근안씨와 같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비난 받는 인사에게 성직을 부여하는 것은 성직제도 자체에 대한 왜곡이라는 주장이었다. 언론회는 "단지 교단 확장 차원에서 인물에 대한 철저한 검증도 없이 안수를 준다는 것은 한국교회의 이미지를 추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만든다"며 "이는 범죄적 성직매매인 시모니즘(simonism)에 다름없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 교회언론회는 속된 말로 개나 되지나 모두 성직자가 될 수 있다면, "이는 복음전도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은 물론, 기독교계의 재앙"이라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한국교회는 사회 정의와 하나님의 법에도 어긋나는 야만적 고문과 이번 사건처럼 그런 인사가 성직자가 되는 문제에 대해 엄정한 규정을 두어야 한다"며 "이제라도 이근안씨에게 목사 안수를 부여햔 교단은 목사안수 재고를 해야 하며, 굳이 성직자가 아닌 하나님의 성도로 살아가는 방법도 강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씨는 예장합동개혁 총회가 운영하는 예장총회신학(학장 정서영)에서 통신 과정을 통해 전도사 자격을 얻게 되었고, 이어 강도사와 목사 고시를 거쳐 목사 안수를 받았다. 예장합동개혁 총회측은 이씨가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목사 안수를 받았다며 목사 안수와 관련해 하등의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