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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식 칼럼] 자유 그리고 평화

이장식·한신대 명예교수

▲이장식 한신대 명예교수(본지 회장). ⓒ베리타스 dB
세계사는 전쟁과 평화의 숨바꼭질의 역사이다. 한 전쟁이 끝나서 평화가 왔는가 하면 그것은 다음의 다른 한 전쟁의 준비기간과 같았다. 그리고 그 평화도 인간의 자유와 인권과 평등이 보장된 참 평화가 아니고 제1세기 로마제국의 소위 로마의 평화처럼 강력한 군사력과 체제의 힘과 엄격한 치안의 법률과 경제력에 의존하여 유지된 평화여서 모든 국민이 누리는 참된 평화가 아니었다.

국가 간에 맺은 평화도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는 것이 아닌, 국가 간의 정치적인 협상이었고 많은 평화조약이 오래가지 못하였다. 과거의 긴 역사를 더듬어 볼 필요가 없이 지난 20세기 한 세기 동안의 역사를 돌이켜 보아도 알 만하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세계평화회의가 열려서 국제 간의 평화를 약속했으나 그 후에도 계속해서 제국주의 국가가 동서의 약소국가들을 침략하여 영토와 패권을 확장하여 식민지 국민과 민족과 인종의 자유와 인권을 유린하고 착취를 일삼았다. 이들 국가들은 식민지 국민의 계몽과 발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통치했으나 자유와 인권을 무시했고 차별이 심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다시 세계평화회의가 열려서 세계평화를 약속했으나 특히 동북과 동남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나서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과 자유와 인권이 유린되고 박탈됐다. 그리고 아직도 그 폭정이 계속되고 있고 자유와 인권을 위한 투사들이 고난을 당하고 있어서 평화가 없다.

지금 전 세계는 평화를 희구하고 있고 특히 2012년 새해를 맞이해서 한국은 북한의 김정일의 사망 후 남북관계의 호전을 바라며 평화를 위한 새로운 정책을 요망하고 있고 교회와 민간단체들의 대북지원사업을 새롭게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많다. 아무도 이러한 요망과 주장을 부인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북한에 자유와 인권이 살아나게 할 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은 남북 간의 공존이나 어떤 형태의 통일도 국민의 자유와 인권과 보장되지 않는 공존이나 통일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6.25전쟁 때 자유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수많은 한국 국민들과 유엔참전국 전사들의 영혼이 지하에서 지금도 자유를 호소하고 있다. 그들의 귀한 피값을 헛되게 할 수는 없다.

우리 기독교는 어느 종교보다도 인간의 자유와 인권과 평등의 정치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귀중하게 생각하고 그것을 위해 싸운 서양의 기독교의 역사를 잘 알고 있다. 그것의 현대적 모범사례는 미합중국의 탄생이다. 미국은 건국의 정치적, 사회적 이념으로서 기독교의 자유와 인권과 평등의 교리를 헌법으로 살리고 있다. 그리하여 미국은 영국만의 식민지가 아니고 유럽의 모든 나라의 식민지가 되었고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인종과 민족이 이민해서 살 수 있는 나라가 되었고, 그 모든 종류의 인종과 민족이 기독교적인 이념의 자유와 인권과 평등을 누리고 있다. 미국은 이 자유와 인권과 평등이 세계질서의 토대가 되게 하기 위해서 자국의 막대한 희생을 각오하고 싸웠다. 한국의 6.25전쟁 때 미국의 참전도 이 자유를 위한 시도였다.

그동안 한국이 미국에 빚진 것이 많다. 경제적으로도 군사적으로도 빚지고 있지만 그것들 이상으로 미국의 자유와 인권운동에 빚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자유는 미국의 자유와 인권 사상과 운동과 결별할 수 없다. 남한에 반미 사상가들이 많이 있지만 미국의 인권과 자유  사상과 운동까지 배척하는 사람은 소위 좌익 공산주의 사상가들일게다.

미국의 기독교적인 자유사상은 사회의 모든 제약에서 아주 자유하려는 루소의 자유사상과는 다르며, 인권사상은 국가의 어떤 법률도 자유를 제약할 수 없다는 개인주의 사상이 아니다. 또 평등사상은 인간의 생래의 평등이 그것을 부인하는 어떠한 사회적 또는 인위적 편견에 희생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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