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발전연구원이 26일 오후 서울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연 ‘세례예식-한국교회 예배 갱신의 핵심’을 주제로 한 제4차 연구발표회를 열었다. ⓒ베리타스 |
초대교회 세례예식은 어땠을까. 팔각형, 육각형, 계단형 등 다양한 탕으로 이뤄진 이들 세례예식 장소가 갖는 의미에서부터 오늘날 세례예식의 현실과 문제점까지 읽어내는 자리가 마련돼 관심을 모은다.
한국교회발전연구원(원장 이성희 목사)이 26일 오후 서울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연 ‘세례예식-한국교회 예배 갱신의 핵심’을 주제로 한 제4차 연구발표회에서는 세례예식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온 조기영 교수(서울신대 예배학)의 동영상 강의가 있었다.
조 교수는 특히 육각형 탕에 얽힌 초대교회 기독교인들의 세례예식에 대해 "6이라는 숫자는 죽음을 의미한다. 이 탕에 들어가 세례를 받음으로써 예전의 죄인된 모습을 장사지낸다는 것이고, 이는 또 새로 태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 계단형 탕과 관련해서는 "계단과 계단 사이에 탕이 있는데 그 계단들은 물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계단과 다시 물밖으로 나오는 계단으로 이뤄져 있다. 세례받는 자가 물속으로 들어가기 전의 실존은 죄의 노예로, 애굽의 종살이를 하고 있는 상태이지만 물속으로 들어가 반대편 계단으로 걸어나올 때는 이전의 죄적인 모습들이 모두 씻겨져 죽음과 부활의 체험을 하는 상태로 달라지게 됨을 의미하는데 이는 애굽의 병거가 수장되는 홍해 사건의 체험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앞서 물세례에 대한 조기영 교수의 성찰도 흥미로웠다. 조 교수는 "성경에서 물은 죽음과 삶을 모두 상징하는 이중성을 갖고 있다"고 했으며 또 "(초대교회 신자들은)물세례를 세례받는 자의 겉 모습뿐 아니라 속 모습도 깨끗하게 해주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는 예식으로 봤다"고도 했다.
오늘날 세례예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시간도 있었다. 조 교수는 "시간이 흐르면서 세례는 유아 중심으로 행해졌고 그 장소도 작아졌다. 자연스레 세례의 상징과 그로인한 기독교적 깨달음들이 사라지게 된 것"이라며, 작은 용기에 물을 담아 간소하게 치러지는 오늘날 세례예식은 "신학적 의미를 상실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이어 "교인들은 세례예식을 직접 체험하는 것만이 아닌, 단지 세례우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신앙적 영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자면 초대교회 때처럼 기독교적 상징을 담은 보다 크고 가시적인 세례우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