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교회성장 위한 작은 도서관 운영은 비효율적 방법”

정재영 박사 “책을 매개로 마을만들기에 동참해야”

안양 지역에서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는 한 목회자에 따르면, 이 지역에만 1백여 개의 작은 도서관들이 있다고 하는데 이 중 교회에서 운영하는 도서관 수가 무려 70∼80개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교회가 운영하는 도서관들 대부분이 간판만 달아놓고 있단다. 왜일까?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박사. ⓒ베리타스 DB

21일 ‘도서관으로 지역을 섬기는 교회’란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종교사회학)는 "작은 도서관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부족하고 운영 목적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교회가 도서관 자체에 목적이 없고, 단지 교회성장을 위한 수단 정도로 이해하는데 그쳐 필연적으로 찾아온 결과였다는 진단도 곁들였다.

위에 언급한 안양 지역 목회자의 말을 빌린 정 박사는 "교회 성장을 위해서라면 도서관 운영은 매우 비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단언한다"며 "현실적으로 도서관을 통해서 전도를 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회 성장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면, 교회가 작은 도서관을 운영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 박사는 "단순히 복음전도의 수단이기 이전에 교회 역시 지역에 속한 공공 단체로서 지역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역 공동체 운동에 참여하기 위해서이며 이것이 또한 성경에서 말하는 이웃 사랑의 실천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곧 책을 통해 교회가 속한 지역에서 마을만들기에 동참하라는 조언이었다.

정 박사는 이어 "작은 도서관은 혼자서 자신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이 아니고 그렇다고 내 아이의 지식 습득만을 위해 이용하는 공간이 아니다"라며 "책을 매개로 이웃과 만나고 소통하며 건강한 문화 교육을 위해 토론하고 대안을 찾아가는 공간"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교회가 세속을 엄격히 분리하며 지역사회와 담장 만들기에 주력하는 것을 우려하며 정 박사는 "(교회는)자신들만의 닫힌 공동체가 아니라 더 많은 이웃과 지역사회를 향해 나아가는 공동체"라며 교회 현존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 밖에 교회가 운영할 수 있는 작은 도서관 프로그램에 대한 팁도 제공했다. 그에 따르면, 아이들을 위해 독서지도를 해주거나 읽은 책 내용에 대해 독서토론을 한다든지 좋은 시나 문학 작품을 낭독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쉽게 시도할 만한 방법이었다. 또 도서관에서 영화 상영을 한다든지 작은 음악회를 개최해 문화 활동의 기회를 제공해 공통의 관심사를 개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보탰다.

한편, 문화목회 가이드북 제작을 위한 목적으로 도시공동체연구소가 주관하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문화영성위원회가 주최한 이날 세미나에는 정 박사의 주제 발제에 이어 사례 발표 순서도 있었다. 사례 발표에는 이원돈 목사, 변경수 목사, 김성수 목사 등이 각각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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