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생태계 위기 극복 영성에 보수 신학 비상한 관심 보여

“인간의 그릇된 이데올로기 생태학적 위기 초래”

생태계 위기 극복 영성에 진보 신학 못지 않게 보수 신학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16일 오전 과천소망교회에서 열리는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제20회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에서는 ‘기독교 영성과 생태환경’이 주제로 채택됐다.

▲김영한 박사.

본지가 미리 입수한 발제문에 따르면, 이날 개회사에서 김영한 박사(숭실대 기독교학 대학원 초대원장)는 생태계 위기와 관련해 자연에 관한 신앙적 고찰을 할 것을 주문했다. 김 박사는 "영성적 성찰이 지향하는 목적은 생태학적 위기상황이 도래한 인간의 근대적 자연이해를 반성하고 자연에 대한 인간의 그릇된 이데올로기가 오늘날의 생태학적 위기를 어떻게 초래했는가를 밝히는 데 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특히 인간중심도 자연중심도 아닌 신중심론적 창조신앙을 영성적 사유로 삼을 것을 요구하면서 "신중심적 창조이해는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 안에서 그의 창조 안으로 들어오시고 그 속에서 성령을 통하여 현재하신다는 신앙에서 출발한다"면서 "신중심적 창조이해는 삼위일체론적 생태론이다. 삼위일체론적 생태론은 대립 속에 있는 두가지 생태론 - 인간중심론과 생태중심론 - 을 극복하고 지양한다"고 밝혔다.

또 오늘날 생태학적 위기가 "현대 과학기술의 개발과 발전 이데올로기에 의한 자연과 자원의 지나친 개발과 착취가 초래한 것"이라며 "인간중심론적 생태사상이 오늘날 생태계 위기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범신론 사상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 것도 알렸다.

김 박사는 "자연을 신성시하여 자연에 혼이 있다고 생각하는 생태사상 역시 자연을 신격화시키는 범신론적 위험성 내지 자연을 물활론적으로 간주하는 정령주의적 위험성을 갖는 것"이라며 "오늘날 기독교신앙은 자연과 창조에 대한 영성적 성찰을 함으로써 자연을 하나님의 창조로 다시 발견하고 오늘날 지구촌을 향하여 생태학적 윤리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생태의 신학적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도 있었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권호덕 박사(백석대 신대원장)는 피조세계에 대한 바울 사도의 인식에 근거해 "생태계는 하나님의 속성을 드러낸다"고 주장했다.

그리고서는 자연을 남용한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며 "땅이 저주를 받아 인간으로 하여금 더 이상 자연을 통해 하나님을 바로 볼 수 없도록 만들었다"고 했으며, "타락한 인간은 범신론적, 유물론적 그리고 이원론적인 사고방식에 빠져 자연 생태계 속에 반영되는 하나님의 영광을 보지 못하고 자연 그 자체를 숭배의 대상으로 삼았다"고 했다.

권 박사는 "성경은 이런 인간을 육신 또는 육이라고 한다"며 "육신은 자기 스스로 신적인 존재가 되어 하나님으로부터 해방되어 자기 마음대로 거역하며 사는 인간이다. 이런 인간의 특징은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이며 탐심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생태환경이 회복되는 길은 바로 이 육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바른 인간론이 생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출발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권 박사는 설명했다.

이 밖에도 박종천 박사(감신대 교수)는 ‘생태의 위기와 극복’을, 김승진 박사(가치와 경영연구소 공동소장)는 ‘생태의 윤리’를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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