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갑 국회의원 후보 김용민씨. |
김씨의 기독교 비판에 재빠르게 반응한 쪽은 보수 교계였다. 보수교계 연합기구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홍재철, 이하 한기총)는 9일 성명을 내고, 자칭 ‘목사 아들 돼지’라고 한 김씨에 "돼지는 자신의 몸을 희생해 수많은 이들에게 유익을 주는데 김용민은 돼지만도 못한 희대의 파렴치한 패륜아"라고 전제하고는 "성직자인 목사에게서 어찌 이런 패륜아가 태어날 수 있단 말인가? 우리 모두 부끄러움과 참담함을 느끼면서 패륜아의 아버지인 예장 통합측 김태복 목사도 이 모든 사태에 대해 한국교회 앞에 석고대죄하여 하나님 앞에 사죄하라"고 했다.
특히 기독교를 가리켜 "범죄집단 척결 대상 누가 정권을 잡아도 무너질 것"이라고 김씨가 발언한 것과 관련해 "민주통합당은 패륜아 김용민이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자인 것을 알고서도 공천을 한 것인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패륜아’ 김씨를 불러 ‘파업 대부흥회’를 연 국민일보 노조에 대해선 "기독교를 모독하는 작태에 동조한 국민일보 노조는 그 정체성을 밝히라"며 "국민일보 창간이념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선교의 목적이 있다. 그러므로 창간이념을 파괴하려는 노조는 그 음모를 즉각 중단하고 경영에 불만이 있다면 국민일보를 즉각 떠나라"고 덧붙였다.
이에 국민일보 노조측은 9일 반박 논평을 통해 김씨의 기독교 비판을 지지하는 한편, 노조측 파업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들은 먼저 김용민씨의 기독교 비판에 "그의 발언은 세속화, 세습 등 대형교회들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데 집중됐다"면서 그가 20대였던 극동방송 PD 시절부터 한국 개신교의 성장주의와 물질주의 경향을 비판해 왔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또 "풍자와 조롱"은 시사평론가인 김씨의 무기라며 "그가 참여한 ‘나는 꼼수다’는 정치비평의 새로운 장르로 수많은 시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사회적으로도 수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김씨를 노조 집회에 초청하게 된 것은 "기독교 개혁에 대한 그의 목소리가 유의미하다고 봤기 때문"이라며 "김씨 뿐 아니라 많은 목회자들과 명망 있는 인사들이 조용기 목사 일가의 신문 사유화 중단을 요구하는 국민일보 노조 파업을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싸움 중 하나로 이해하고 있다"고도 했다.
국민일보 노조측은 이어 재차 김씨가 나꼼수 방식으로 기독교를 비판한 것에 대해 "일부 단어만을 지적하면서 반기독교라고 낙인찍은 것은 비판 방식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비판을 수용하고 개선하는 노력 대신 비판 자체를 봉쇄하는 방식이야말로 기독교 개혁이 필요하다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가리키는 달을 봐야지 손가락을 봐선 안된다는 얘기다.
한편, 김씨의 기독교 비판에 성서·신학적 의미를 부여하는 글이 ‘진보’를 표방하는 몇몇 인터넷 매체에 실려 온라인상을 뜨겁게 달구고 있기도 하다. 이 매체들에 해당글을 기고한 전직 목사 류상태씨는 "예수는 김용민 보다 훨씬 더한 독설을 퍼부었다"며 "한국교회에 대한 김용민의 비판은 기독교 본래 정신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류씨는 특히 김씨가 ‘기독교 자체’를 비판한 것은 아니라면서 김씨가 "한국교회는 일종의 범죄집단이며 척결의 대상"이라고 말한 데에 "기독교인들의 분노를 살 만한 발언"이나 "김용민의 이 말은 ‘기독교는 본질적으로 범죄집단이며 척결의 대상’이라는 말과 엄청난 차이를 갖는다. 그의 비판은 ‘기독교 자체’가 아니라 ‘한국교회’에 있음을 새겨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류씨는 "나 역시 기독교에 대한 비판과 독설을 말과 글로 수없이 뱉어냈다"며 "오해를 피하기 위해 가능하면 ‘현실 기독교’ 또는 ‘배타와 독선에 싸인 기독교’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기독교인들은 현실 기독교에 대한 비판을 기독교 자체에 대한 비판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끝으로 김씨를 비난하는 시민들과 기독교인들을 향해 류씨는 "당신은 한국의 주류 교회들이 보이는 배타와 독선, 재물의 사용, 부의 축적, 교회 세습, 건물짓기 경쟁 등의 작태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하며 "예수는 당시 ‘보수 정통’이었던 종교 지도자들을 향해 ‘독사의 자식들’이라고 욕을 했고, 회칠한 무덤 같다고 비난했다. 성전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의 상을 뒤집어 엎는 ‘행패’(?)를 부렸다. 김용민은 그런 예수님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