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성장의 강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교회 실상이 종교단체 대출 현황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은행·저축은행·보험사 등 금융권이 종교단체에 빌려준 돈이 총 5조원 규모인데 이 중 기독교가 전체의 90%(4조 4,606억)를 차지한 것이다. 종교별로는 불교 2.3%(1,117억), 천주교 1.9%(959억), 기타 5.4%(2,685억) 순이었다.
이처럼 기독교가 금융권 대출에 있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 데에는 교회 신축 및 증축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14일 이성남 민주통합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종교단체 대출 중 은행권 대출이 4조6,78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저축은행 1,477억원, 부동산신탁 1,104억원, 할부금융사 48억원, 보험사 6억원 순이었다. 새마을금고와 신용협동조합 등 상호금융사들은 이번 통계에서 빠졌다.
또 은행별로는 수협이 1조 751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농협은행(8115억원), 우리은행(7726억원), 신한은행(541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수협은 지난 2001년 종교단체 대출을 가장 먼저 시작했는데 이러한 이유에 "기존 은행들이 대출을 꺼리는 것을 보고 틈새시장 공략 차원에서 뛰어들었다"며 담당직원이 직접 교회 현장을 돌아보며 신도수를 직접 세어보는 등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음을 알렸다. 하지만 대출 규모가 적은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가 불활식하다는 이유로 종교 단체 대출에 소극적인 편이었다.
한편, 연체율의 경우엔 수협이 2008년 0.13%에서 2012년 4월 말 현재 약 3배인 0.36%로 올랐으며, 우리은행도 2010년 기준 0.38%로 올랐다. 우리은행은 특히 종교단체 대출 중 296억원은 사실상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 지난 3월 손실 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