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사태로 이제까지 모두 22명이 고귀한 목숨을 잃었다. 이런 희생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나 정치권은 나물라라 하고 있는 현실. 이에 분노를 느낀 범 종교계 종단 대표들이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을 막아보고자 손을 잡았다.
개신교, 불교, 천주교, 천도교, 원불교 등 5개 종단 대표들은 대국민 호소를 발표하기로 뜻을 모으고, 앞으로 생명 평화의 관점에서 기도순례, 모금 등의 활동을 통해 쌍용자동차 사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죽음의 행렬을 막아 사회통합의 주춧돌이 되겠다는 방침이다.
이들 5개 종단들은 17일 낸 호소문에서 "우리 사회의 이기주의적 욕망과 무한경쟁으로 인한 죽음의 질주에서 벗어나 서로 믿고 더불어 사는 상생의 길을 만들어야 한다"며 "쌍용자동차 사태를 사회화합과 통합의 관점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종교가 나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느 한 쪽의 책임을 묻자는 것이 아니고 국민적 화해의 마음으로 사태를 수습해 죽음의 행렬을 멈추게 하자는 것"이라며 "무고한 생명이 더 이상 죽어서는 안 된다는 절실함으로 종교인들이 먼저 뜻을 모으고 그 길을 가고자 제안하니 국민들께서도 지혜를 모아 함께 해주기를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이들 범 종단들은 또 "우리 사회는 보혁대결, 좌우대립, 노사갈등, 여야정쟁, 지역과 계층 간 차별, 남북긴장 등 진영의 논란에 갇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으며, 그 와중에 무고한 생명들을 죽음의 나락으로 내몰고 있다"며 "특히 쌍용자동차 사태는 노사충돌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이후 그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고 있는 동안 예상된 죽음의 행렬이 계속되고 있으며 책임 있는 건설적 대책 없이 끝 모를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무능과 정치권의 태만, 기업의 이기심을 탓하기에 앞서 종교인의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우리 종교인들은 이들이(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기도할 것이다. 국민들께서는 종교인들의 충정을 믿고, 무고한 생명이 더 이상 희생되지 않는 생명평화세상을 여는 길에 동행이 되어 주시길 호소한다"고 했다.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이들 5대 종단 대표들은 향후 죽음의 행렬을 막기 위한 공동기도문을 만들고, 각 종교가 각자의 형식에 따라 100일 간 기도를 할 예정이다. 또 6월부터는 순례단을 구성해 100일 동안 청와대 등 정부기관, 여야, 언론기관, 경제단체, 노동단체 등을 방문해 죽음의 행렬을 막아달라고 호소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해고 노동자들을 위한 희망공장을 설립하고 해고노동자 가족을 돕기 위한 모금운동도 전개한다.
한편, 이날 발표된 호소문에 참여한 5대 종단 대표들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천주교 정의평화위원장 이용훈신부, 원불교 김주원 교정원장, 천도교 임운길 교령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