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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호 칼럼] 지구의 생명줄, 교회절전소

유미호·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유미호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우리는 지금 ‘열병’을 앓고 있고 또 ‘방사능’의 위협에 내몰린 지구 동산 안에 있다. 동산을 지키고 돌봐야 할 책임과 의무가 우리에게 있지만, 풍요와 편리함에 빠져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해하거나 그저 주저하고 있다. 지구 동산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햇빛과 바람 등의 에너지를 직접 생산해 사용하려 애쓰고 있는 교회들이 있기는 하지만 다가오는 재앙을 생각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래 여기에 위기로부터 지구를 건져낼 지속적 실천방안의 하나로로 교회‘절전소’ 운동을 제안한다. ‘절전소’란 네와와트(Negawatt) 곧 ‘쓰지 않아 남은 전력’을 일컫는 말인데, 전기를 아끼면 다른 사람이 쓸 양이 많아지니 '절전=발전'이라 보는 것이요, 소비전력 60W 백열등을 같은 밝기의 10W 짜리 LED 전구로 바꾸어도 50W가 절약되니 그만큼 발전했다고 봄으로, 귀찮고 불편한 일이지만 긍정적 마인드를 갖고 실천하도록 하는 운동이라 할 수 있다.

교회가 절전소를 운영하려면, 우선적으로 위기를 초래한 에너지 문제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교육은 일상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 전기가 어디서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는지 알게 함으로써 풍요와 편리만을 좇아온 에너지에 대한 탐욕을 성찰하게 돕는 것이라야 한다.

둘째, 교회의 전력 소비량을 점검하고 그것이 소비되고 있는 부분을 구석구석 찾아 진단하자. 낭비되고 있는 곳이 발견되면 절약하거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까지 고민해볼 일이다. 진단 전 미리 알아둘 것은 우리나라의 1인당 전력소비량이 2006년을 기준으로 이미 일본, 독일, 영국보다 더 많아졌고 지금도 계속 늘고 있는데, 그것이 필요에 따른 것인가 하는 점이다.

셋째, 위의 진단내용을 토대로 절약할 수 있는 최대 전기량을 교우들과 의논하여 목표로 설정할 일이다. 가능하다면 교우 가정도 참여케 하여 그 절약량을 합하여 ‘교회 절전소’ 선포식을 가져도 좋을 일이다. 절감량은 최소 10%로 하되, 도시에 있는 교회라면 서울과 수도권이 우리나라 전체 전력의 45% 정도를 소비하고 있음을 고려할 일이다. 물론 이미 절약습관이 밴 교회나 가정은 10%를 줄인다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럴 경우는 적정한 소비 규모를 정하여 그를 유지하도록 유도하면 될 것이다. 그건 그렇고 ‘절전을 통한 발전’ 량을 정함에 있어 알아두어야 할 사항은, 집이나 교회에서 1kW를 쓸 경우 발전소에서는 약 3kW의 전력을 생산한다는 사실이다. 곧 1kW의 절약이 3kW의 생산과 같다는 말인데, ‘교회절전소’의 총량은 ‘(교회 절전량×3)+(교인 가정의 총 절전량×3)’으로 계산하란 말이다.

넷째,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정하되, 가급적 주요 실천은 교회 전체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정하는 것이 좋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올 여름 진행하는 여름철 전력 10% 줄이는 시범교회 사업에 적극 참여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만약 주요 실천 전략으로 ‘실내적정온도(26~28도) 유지’를 정한다면, 교우들과 함께 “실내온도 1도를 낮추면 전력소모가 7% 늘어난다는 사실과, 전국에 있는 에어컨의 온도를 1도만 올려도 84만kw의 전력이 절약돼 원전 1기를 줄일 수 있게 한다”는 사실을 먼저 공유하자. 적정 냉방온도를 지키면서 낮 2시부터 1시간 동안 에어컨을 끄거나 설정온도를 2도 올려 전력 피크를 낮추는 데 기여해도 좋다.

혹 ‘조명에너지 절약’을 주요 실천으로 정한다면, 일정 조도 이상에서는 불을 켜지 않거나 아예 구석진 자리에 있는 전구를 빼고 지내는 실천을 고려해 봐도 좋을 것이다. 한편 교회적으로 반드시 점검할 사항은 십자가 조명의 종류와 켜놓는 시간이다. 네온조명 십자가는 한 가정이 쓰는 전력량을 소비하는데 LED조명은 그 10분의 1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다음으로 ‘대기전력 차단’을 주요 실천으로 정한다면, “전국적으로 플러그를 뽑지 않아 대기 전력으로 낭비되는 전기량이 약 10%이어서 이 역시 잘 차단하면 원전 1기를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함께 공유할 일이다. 실천을 위해서는 멀티탭 사용을 적극 권장하되, 잘 보이는 자리에 두어 스위치를 끄고 켜는 것이 쉽도록 해야 할 것이다(에어컨의 대기전력 차단 필수).

다섯째, 실천에 따른 결과는 월별로 정리하여 교회 주보와 게시판은 물론 홈페이지에 올릴 뿐 아니라, 단위별(목회자 및 부서별 1인) 책임자가 모여 그 성과를 나누고 실천을 독려해보자. 이 단계에서 검토할 것은,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는 전기 절약 분에 상당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탄소마일리지’ 제도이다. 때로 현금을 제공하거나 포인트를 적립하도록 하고 있으니, 그를 하나로 모아 기부하거나 고효율기기 교체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겠다.

아무쪼록 ‘교회절전소’ 운동을 통해, ‘창조보전’의 명을 받은 교회들마다 전기를 아껴 쓰는 것이 일상이 되고, LED 등 절전형 기기로의 교체도 적절한 시기에 할 수 있게 되어 건강하고 아름다운 지구를 온전히 유지시킬 수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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