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폭력적 상황에 처한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 ‘평화’ 호소

"팔레스타인은 세계 평화를 위한 종교적 중심"

▲29일 오후 2시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한 한국세미나 및 기도회’가 열렸다.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돌을 던진 혐의를 받고 체포된다. 이들은 열악한 환경의 감옥이나 구치소에 수감되어 음식과 음료수, 의료의 결핍에 시달리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들을 향해서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하거나 욕설을 퍼붓고 있고, 어린이들은 종종 성폭행의 피해를 당하기도 한다. 출감된 어린이들의 90%가 심한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평화’를 염원하는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의 오늘날 처한 폭력적 상황에 대해 팔레스타인 평화활동가 페이튼 후사리(Faten Husari) 씨가 가감없이 증언했다. 그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2002년 6월부터 총 길이 725km에 달하는  분리 장벽을 건설하고 있다. 예루살렘을 둘러싼 장벽은 90km나 되며 장벽의 통문은 모두 60개이지만, 그 중에 3분의 2는 팔레스타인 거주자들은 통행이 금지되고 있다.

29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에서의 평화를 위한 세계 주간’(5.28~6.3)을 맞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 YMCA가 공동 주최한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한 한국 세미나 및 기도회’에서 강연자로 나선 후사리 씨는 "팔레스타인의 기독교인들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상호 존중 및 인권 존엄에 기초한 새로운 관계로 재편되고, 현재의 갈등이 종식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팔레스타인의 기독교 인구는 약 5만 명으로 총 인구의 2.2%를 차지한다. 모두 15개 교파로 이뤄져 있으며 그리고 정교회가 51%, 로마 가톨릭이 32%를 구성하고 있다. 후사리 씨는 "이들 기독교인들은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카이로스 팔레스타인 선언문’을 작성했다'며 "이 선언문은 고통 속에서 팔레스타인에 임할 하나님의 영광과 은혜를 구하는 희망에 기초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강제적인 팔레스타인 영토의 군사적 점령에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은 이를 하나님과 인간을 향한 죄악임을 고발한다"고도 했다. 후사리 씨에 따르면, 현재 팔레스타인의 영토는 지난 1948년 당시의 22%에 불과하다. 1995년 오슬로 협정에 의해 지금의 영토를 점유하게 됐는데 이스라엘이 나머지 78%의 영토를 차지하고 있다. 그마저도 최근 이스라엘의 분리장벽으로 인해 팔레스타인의 영토는 다시 분할된 상태라는 것.

‘평화’를 향한 국제적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한 그는 한국 기독교인들을 향해 "팔레스타인은 세계 평화를 위한 종교적 중심"이라며 "팔레스타인의 평화는 세계 평화로 이어질 수 있다.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에 의해 점령당하는 현실을 신학적으로 정당화하는 일이 없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또 이를 위해 이스라엘에 대한 경제적 보이콧의 필요성을 주장한 그는 "경제적인 보이콧은 정의롭고 제한없는 평화를 이루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이스라엘로 하여금 팔레스타인과 아랍 영토에 대한 점령을 중단하게 되고 모두를 위한 평화와 참된 안보를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사리 씨의 강연 후에는 한국 기독교인의 입장에서 답변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특히 첫 번째 발제자 김용복 아시아태평양 생명학연구원장은 "팔레스타인 민족의 독립과 평화운동은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기점에서 전개되고 있는 민족통일과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 민족의 운동과 궤도를 같이하고 있다"며 "한국 기독교의 평화운동과 팔레스타인 평화운동의 연대는 예수 운동을 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현주 교수(부산장신대)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문제에 대해 한국기독교가 올바른 관점을 갖기 위해서는 "우선 서구기독교에 대중적으로 팽배해 있는 오류와 편견에 물들지 않도록 분별력을 지녀야 한다"며 "한국 기독교는 반유대주의적인 대체신학과 기독교 시오니즘을 함께 극복하면서 팔레스타인-이스라엘의 평화와 세계의 평화를 지향하는 성서해석방법론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민 사상, 땅을 기업으로 주겠다는 약속, 가나안 정복 등은 제국주의자들, 식민주의자들, 미국 대륙의 원주민 정복자들에게는 그들의 침략과 정복을 합리화하는 종교적 정당화의 이데올로기로 사용되었다"며 "구약성서에 대한 문자주의적인 해석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는 죽음의 선언인 셈"이라고 역설했다. 

마지막 발제자인 조헌정 목사(향린교회)는 “현재 성지순례는 이스라엘 정부와 유대 관관업계의 독점으로 인해 팔레스타인 지역의 관광산업은 붕괴되고 있다”며 “성지순례 여행 순위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는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성지순례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와 고찰을 통해 팔레스타인의 삶과 역사,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대안적 성지순례를 찾아나서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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