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예배당 크게 짓기만 하면 성도 몰리는 시대는 지났다”

손인웅 목사, 교회 성장 패러다임 한계 지적

▲손인웅 목사
“교회 성장 패러다임으로는 더 이상 ‘성장 이후’의 대안적 목소리를 요구하는 시대적 요청에 적합한 답변을 내놓기 쉽지 않다. 70-80년대처럼 예배당을 크게 짓기만 하면 성도들이 몰려드는 일은 찾아보기 힘든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교회 성장 패러다임이 갖는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 6월 월례발표회에서 손인웅 목사(덕수중앙교회)는 대형교회를 향해선 "자신들에게 주셨던 축복과 은혜를 작은 교회들과 나누기 위해 얼마만큼 노력했는지를" 물었고, 작은교회를 향해선 "아무리 성도의 수가 적은 교회라고 할지라도 교회 사역의 목표로 오로지 교회성장만을 추구한다면 이 역시 섬김의 정신이 부족하다고 비판받던 대형교회와 별반 다를게 없는게 아니냐"고 했다.

손 목사는 무엇보다 대형교회의 지교회 설립이 작은 교회에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섬김의 정신’을 따라 마땅히 큰 자가 작은 자를 섬겨야 했음에도 크고 성장한 그 사실 자체를 축복으로만 여기고, 정작 그에 따른 공교회적,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식이 현저히 낮았기 때문에 대형교회는 적잖은 비난에 직면하게 됐다"며 "이미 수 십개의 작은 교회들이 있는 지역에 대형교회의 지교회를 설립하면서 작은 교회의 성도들이 대형교회의 지교회로 수평이동하고, 이로 인해 지역의 작은 교회들의 상당수가 교회 문을 닫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대형교회 내 자기 반성의 활동이 전개되고 있는 것에는 "최근 들어 대형교회들이 이러한 공교회적인 입장에 대한 신학적 반성과 사회와의 건강한 관계들을 염두해 두고 사회봉사와 나눔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노력이 보이는 점은 다행한 일이라 여겨진다"며 격려하기도 했다.

한편, 손 목사는 작은교회를 향해선 ‘크기’ 개념으로부터 탈피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작은 교회들이 대형교회와의 크기에 따른 상대적 비교의식 속에 박탈과 자괴감에 빠진다면 주께서 각 교회들을 통해서 이루고자 하시는 일들을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심는 이와 물 주는 이’가 하나(고전3:5∼9)라고 고백했던 바울처럼 각자의 역할에 차이가 있음을 인식하며 작은교회 또는 중형교회만이 감당할 수 있는 장점과 비전을 찾아 그 사명을 감당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손 목사는 끝으로 한국교회 전체를 향해선 독일의 신학자 판넨베르크가 그의 저서 ‘사도신경’에서 언급한 "교회가 자신의 내적 문제에만 관심을 갖는 좁은 틀을 뛰어넘어 도래하는 하나님 나라의 미래와 관계될 경우에 자신의 세계적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으며, 또한 전 인류를 향한 교회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다"는 방향제시를 기억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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