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영상 캡쳐. |
지난 14일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성전에 갇힌 여인들’ 편에서는 잘못된 믿음으로 인해 사이비 종교에 빠져 가정의 파국을 맞은 강미선씨(가명, 여)와 그의 가족들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자칭 목사라는 윤씨는 자신이 곧 예수이자 구세주라며 "사람은 다 제 몸 속에 독을 품고 있기 때문에 메시아인 자신과 육체적 결합(성관계)으로 그 독을 정화해야만 구원에 이를 수 있다"는 교리를 설파하며 김씨를 비롯한 이들 가족들에게 ‘무조건적’ 복종을 강요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윤씨의 상식 밖의 말을 이들 가족들이 영적 성장 및 영적 치유라는 등의 신앙심을 이유로 맹목적으로 따랐다는 사실이다. 왜일까?
SBS 제작진에 따르면, 가족에게 불행이 시작된 것은 PC방을 운영하는 엄마 강미선씨의 신앙심 탓이었다고 한다. 이 신앙심을 키울 목적으로 인터넷 을 통해 더 많은 것을 공부하고, 배우고 있던 중 어느날 채팅을 통해 불행의 씨앗이 된 윤씨와의 만남이 이뤄진다. 히브리어에 정통하다며 성경을 새롭게 해석해 주고, 신앙 상담을 해주는 윤씨를 마음 깊이 따르게 된 그녀는 자신의 가족을 소개시켜 주는가 하면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에 윤목사부부에 시골 땅을 내주고 그곳에 교회를 지을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기에 이른다. 생활비도 보탰다.
그러나 목사를 자청하던 윤씨는 정상적인 교회와 달리 성경과 예배. 찬양을 모두 금지시키고 오직 자신만을 믿고 따를 것을 요구하는데 이미 윤씨에 절대적 신뢰를 가지고 있었던 이들 미선씨의 가족과 일부 신도들은 이 모든 것을 신앙 성숙이자 영적 치유를 위해 필요한 과정으로 인식한다.
윤씨의 요구는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지는데 급기야 절대적 복종을 강요하며 폭행을 참아내도록 했으며, 성관계마저 갖도록 했다. 윤씨는 특히 엄마 미선씨에게 세 딸이 보는 앞에서 자신과 성관계를 가질 것을 권유하는가 하면 심지어 자신이 키우던 개와 성관계를 가질 것도 요구했다. 미선씨는 이 모든 것을 영적 훈련으로 여기며 참고 견뎠다.
그런 미선씨가 정신을 차리고, 윤씨로부터 탈출을 결심한 결정적 계기가 있었다. 윤씨가 자신 앞에서 세 딸들과 성관계를 맺는 사건을 겪고서야 미선씨는 자신의 잘못된 믿음을 깨닫게 되고, 윤씨로부터 도망해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에 도움을 요청하기에 이른 것이다.
▲세 딸들이 예배를 갖고 있던 대전생명샘교회 모 목사를 불시에 찾아와 자신들의 (잘못된)믿음 행위에 방해말라며 항의를 하고 있다. ⓒSBS 영상 캡쳐. |
그러나 아이러니칼하게도 제작진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미선씨와 더불어 응당 피해자여야 할 세 딸들은 ‘가짜 목사로 모 교단에서 제명’되고, ‘효력이 없는 성직 증서’로 그간 신도들을 현혹해 온 윤씨를 오히려 변호하고, 옹호했다. 자신들은 피해자가 아니란 얘기였다. 이들 세 딸들은 경찰에 수갑이 채워져 이송되는 윤씨를 향해 들이댄 제작진의 카메라를 수차례 떠밀며 윤씨를 보호하는데 집중하기도 했다.
한편, 윤씨는 폭행, 공갈, 간음, 추행 등 네가지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그러나 이들 세 딸들의 태도로 경찰 수사가 어려움에 부딪힌 상태다. 제작진에 따르면, 윤씨가 제대로 죗값을 치르려면 딸들의 증언이 절실한데 이들이 스스로 피해자임을 부인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들 세 딸들은 윤씨의 아내를 추가로 고소하라는 경찰의 권유를 거절했고, 심리치료도 거부했다.
방송 중 채규만 교수(성신여자대학교 심리학과)는 "(사이비 종교의 특징은)그 사람의 자아를 파괴해 버리는 것이다. 성경 같은 데 보면 너를 부인하고 내 십자가를 지고 하나님을 따르라 그것을 어떻게 왜곡하느냐 하면 네 생각이나 이런 걸 다 없애버리고 내가 지금부터 주는 말씀이 하나님 말씀이니까 그걸 따르라고 한다. 이 사람을 떠나게 되면 천벌을 받는다든지 제한을 받는다든가 이런 식으로 되어 있다. 어떤 믿음을 심어주면 탈출도 어렵고 거기에 빠져들어가는 이런 식이다"라고 세 딸들의 심리상태를 진단했다.
제작진은 끝으로 "아직도 딸 들은 윤씨가 구치소에 수감된 이 순간에도 (윤씨가 만들어 놓은)그 성전에 갇혀 있다"며 "(세 딸들의 착하고 밝았다던)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윤씨에게 법의 엄중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믿는다.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게 다가가 독버섯 처럼 기생하는 또 다른 (가짜 목사인)윤 목사가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