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 목사 |
김 목사는 "아버지 목사가 은퇴하고 아들이 담임자가 되면 ‘세습’이라 공격하고 비난한다"며 "그러나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이 세습하듯 자격이 있건 없건 물려주고 물려받는 교회는 없다"고 했다. 이어 "자격도 없는 아들을 억지로 담임목사 시키는 아버지가 어디 있으며, 그것을 받아주는 교인들이 어디 있겠느냐"고 했다. 자격 요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안한 채 자신의 아들 만큼은 자격이 된다는 식이었다.
김 목사는 또 "기업의 주인이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듯, 교회 건물이나 헌금을 물려주는 것이 아니다"라며 "교회 건물이나 재산은 목사의 소유가 아니라 교회의 소유이고, 생활비도 교회가 책정해 주는대로 받는 것이지 담임목사가 봉급을 제 맘대로 정할 수 없다"고도 했다. 수십년 간 목회 경력으로 쌓인 담임 목회자의 제왕적 권위가 당회의 결정에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는가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
또 父子 세습이 한국교회의 고질적 병폐로 자리잡은 원로와 후임 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식의 궤변을 늘어놓았다. 김 목사는 "목사도 성직자이지만 육성(肉性)을 갖고 있는지라 시기심이 발동하기 때문에 자기보다 훌륭하고 설교 잘하는 후임자가 들어오면 잘해도 불편하고 못해도 불편하기 마련"이라며 父子 세습의 경우 "아들이 설교할 때 교인들이 은혜 받으면 아버지 마음이 흐뭇하고, 아버지가 존경받고 사랑받으면 아들도 싫지 않지 않으며, 뒷받침해주니 힘이 되고 안전하다"는 논리였다.
김 목사는 "아버지는 ‘나는 지는 해요, 아들은 뜨는 해니까 아들이 존경받아야지’ 또는 ‘저는 흥해야 하고 나는 쇠해야 하겠노라’ 하는 심정으로 시기를 극복해야 할 것"이라며 "전혀 관계없는 사람이 후임자가 되면 서로 시기하기 때문에 교회가 편할 수 없다(렘 20:10)"고 밝혔다. 마치 父子 세습이 아닐 경우 교회 분란이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식이었다.
그러면서 자신을 포함해 ‘세습’ 목회자들을 비난하는 이들에 대해선 반공 이데올로기에 기초한 전형적인 흑백논리를 펴며 "좌파들"이라고 선뜻 규정하는 대범함(?)도 보였다. 김 목사는 "좌파들은 북한의 3대 세습은 한마디도 하지 않으면서 교회의 정당한 후임자는 세습이라 비난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반공 이데올로기로 중무장한 김 목사는 북한 세습에 대해 거품 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자신의 세습에 있어서 만큼은 이렇듯 관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