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규홍 교수(한신대 신학과, 교회사) ⓒ베리타스 DB |
지난 6일 한신대 신학대학원 장공기념관에서 열린 제29회 장공목요강좌에서 연규홍 교수(한신대 신학과, 교회사)는 "자유주의 신학자 김재준, 보수주의 신학자 박형룡이란 이 명제 자체가 얼마나 왜곡되고 오용되었는지 한국의 장로교 신학자들은 누구보다 일차적 책임을 지고 회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형룡하면 ‘축자영감설’이다. 기존 신학계에서는 김재준이 이 ‘축자영감설’ 및 ‘성경무오설’을 거부한 것으로 이해해 왔다. 이에 연 교수는 "김재준 박사는 축자영감론과 완전무오를 거부한 적이 없다"며 "단지 그는 성경을 문자적으로 절대적 우상화하는 한국장로교회의 ‘경전화’ 경향에 반대하고 성경의 바른 뜻을 찾기 위해 역사비평을 도구로 활용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연 교수에 따르면, 김재준에게 성경책 그 자체는 "믿음의 대상은 아니"었다. 그 책을 통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하나님의 계시가 믿음의 대상이요 계약의 내용인 것"이었다.
그는 이어 김재준과 박형룡이 서로 대립된 위치에 처하게 된 것이 "신학적 이유라기 보다 그 배경에 정치적 논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 교수는 "칼빈 이후 장로교회의 전통을 지키려는 박형룡 박사의 보수주의를 무조건 배척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성서의 절대권위를 지키고 하나님의 주권과 예정신학을 확고히 한 그의 공헌을 인정한다. 그러나 신학논쟁이 정치논쟁으로 번지고 그것이 교회 분열로 연결됐다는 것에 박 박사의 과오가 없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연 교수는 "정치적 힘으로 신학논쟁을 해결할 수는 없다"라며 "이것이 한국 장로교회사의 비극이다. 힘의 논리, 크기와 수의 논리는 세상의 논리이지 성경의 논리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김재준, 박형룡 두 신학자를 대립된 위치에 있는 신학자로 보기를 거부하며 연 교수는 두 신학자를 ‘학문의 자유’를 추구한 인물로의 평가를 시도했다.
그는 "김재준은 실존의 자유 뿐만 아니라 학문의 자유와 신앙양심에 근거한 신학의 자유를 주장했다. 박형룡이 칼빈주의 보수신앙을 지켰다면 그것은 궁극적으로 성경의 권위와 복음의 절대성을 이 세상 그 무엇에도 종속시키거나 상대화하지 않고 지켰다는 것"이라며 "그것은 자유하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신학은 하나님에 대해 말한 인간의 고백과 가르침들을 끊임없이 성서의 빛 아래에서 검증하고 비판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신학에는 ‘The’라는 정관사가 없다. ‘The’는 오직 성경에만 붙인다. 여기에 신학의 자유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