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가 기자들의 질문에 응답하고 있다. ⓒ베리타스 |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가 성추문과 펀드 등 재정비리 의혹으로 불거진 지난 1년간의 교회 분쟁 사태를 뒤로 하고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최 목사는 복귀 1주년을 맞아 10일 오후 교회 교육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계획과 각오를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최 목사는 무엇보다 구제와 인재양성 등을 포함하는 ‘인류애 실천’ 차원에서 분당구 서현동 일대에 자리한 교회 부지 6천여평을 매각, 이를 연세대, 한동대, 총신대에 나눠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 목사는 "열악한 환경으로 어려움에 처한 제3세계 나라들을 돕기 위해 이번 기부를 결정했다"면서 "여러 기준을 검토해 의료 분야에선 연세대를, 신학을 포함한 제 3세계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서는 한동대와 총신대를 각각 선택했다"고 전하며, 대학에 땅 기부를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교회 분립 의지도 표명했다. "규모의 분립"이라고 전제한 최 목사는 "교인 수가 일정 기준을 넘으면 정확한 숫자는 논의 중에 있으나 대략 200명 정도의 교인들을 떼어 교회 분립을 시도할 계획"이라며 "지교회가 아닌, 완전히 독립된 형태의 분립을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
교회 분립 시도의 자세한 배경을 묻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최 목사는 "이 지역에서 버스에 올라타면 40명 중 1명은 우리 교인인데 그런 교인 한 사람 한 사람과 깊이 있는 교제와 돌봄이 있었는지 곰곰히 생각해 봤다"면서 "한 목사가 목회할 수 있는 역량이 제한되어 있다는 결론이 나왔고, 이에 부목사들을 잘 길러내 일부 교인들과 함께 지역을 섬길 수 있게 하는게 좋겠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봤다"고 전했다.
지난 1년여간 겪은 교회 분쟁 사태에 대한 심경도 밝혔다. 최 목사는 "개척 후 분쟁이 있기 전까지 교회는 성장 일로였다. 큰 소리 하나 없이 하나님의 은혜만 경험하고 달려왔다"며 "실패가 없었다는 것, 그게 지금 돌아보면 가장 큰 실패였음을 깨달았다. 이번 분쟁을 통해 하나님께서 교회와 제 부족함을 깨우치셨다. 모든 걸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 밖에 자신과 유사한 아픔을 겪고 있는 교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치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최 목사는 "많은 교회들이 은혜로 일들을 처리하다보니 행정적으로 미흡할 수 있다. 이번 분쟁을 겪으며 꼼꼼한 행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다"면서 "교회들이 경각심을 갖고 법적, 회계적 문제들에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 목사는 일부 교인들이 그를 상대로 한 횡령·배임 고소 건 등 소송에 있어 "모두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고 밝혔으며, "남아있는 두 건도 곧 처리가 될 것으로 보이기에 소송은 종결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