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시한부 종말론을 주장해 대한민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든 종교집단 ‘다미선교회’는 오늘 어떤 모습을 띠고 있을까. 26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들 시한부 종말론자들 대다수는 일상으로 돌아가고, 신도들을 이끌던 간부들 상당수는 정통교회로 돌아가 신앙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미선교회’는 1992년 10월 28일 자정 휴거(携擧)가 온다고 주장했던 기독교계 이단사이비 단체다. 그날 그들이 소원하던 ‘휴거’는 일어나지 않았고, 다미선교회 전국 173교회 8천여명의 신도들은 충격에 빠졌다. 당시 이들은 자살하거나 직장을 사직하고, 학생들은 학업을 중단했으며 가출하며 이혼하는 사태도 빚어졌다.
‘휴거’가 일어나지 않자 이들 대부분은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여전히 날짜를 계속 수정해 가며 시한부 종말론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앞서 당시 신도들을 이끌던 주역의 면면을 보도했는데 보도에 따르면 당시 다미선교회를 이끌던 이장림(65)은 1993년 출소 후 새로운 삶을 살겠다며 ‘이답게(사람답게라는 뜻)’로 개명했다고 한다. 그는 한 때 서울 서교동에 새하늘교회를 설립했으나 2003년 건강상 이유로 활동을 접었고 지난해 8월 신도들 요청으로 다시 다미선교회 본부가 있던 성산동에 C교회를 세우고 설교를 시작했다.
‘이답게’는 그러나 더 이상 시한부 종말론을 주장하지 않고 있다. C교회에서 교재로 사용한다는 『요한계시록 강해』에서 이답게는 자신의 시한부 종말론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종말 날짜를 특정짓는 시한부 종말론에 그는 "시한부 종말론이 잘못 되었다는 걸 뼈아프게 느꼈다. 시한부 종말론이 다시는 이 땅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편, 다미선교회 출신으로 디베라선교회(92년 10월 10일 휴거 주장)에서 활동한 하방익은 회개한 후 총신대학원을 나오는 등 정통 신학으로 건너갔다. 현재 경기도에서 목회활동을 하고 있다. ‘어린 선지자’ 권미나도 부산과 대구 등지에서 종말 신앙을 전하다, 최근 일반 장로교회에 정착했다고 한다.
그러나 1992년 10월 28일 다미선교회 본부에서 마지막 예배를 인도했던 장만호는 여전히 휴거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출간된 <베리칩에 숨겨진 사단의 역사(크리스천리더)>가 그의 책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장만호는 취재진에게 “베리칩(유전자 정보가 들어 있는 칩)이 모든 사람들 몸에 심겨지는 2013-2016년 사이 휴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거제 J교회를 운영중인 이만성은 “2013년 제3차 세계대전이 휴거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휴거 사건 이후 활동을 잠시 중단했다가 2000년부터 온라인 동영상으로 다시 종말 신앙을 전하고 있다.